Zero no Tsukaima Korean Version:Volume2 Chapter2

From Bak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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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교실에 나타난 루이즈를 보고 클래스메이드들은 눈을 둥글게 떴다. 어쩐지, 누더기조각같은 것을 쇠사슬로 채워 끌면서 들어온것이다. 루이즈,

꽤나 날카로운 표정이었다. 모양좋은 눈썹을 있는 힘껏 구부리고는 털썩하고 자리에 앉았다.

[저기, 루이즈. 너 뭘 끌고 있는거야?]

향수의 몽모랑시가 입을 쩍 벌린채 루이즈에게 물어보았다.

[사역마야.] [자세히 보니, 그렇네.]

몽모랑시는 끄덕이며 말했다. 크게 부풀어오른 얼굴과, 말라붙은 피로 원형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확실히 그것은 사이토였던 물건이었다. 목과 양손목을

쇠사슬로 감아 마치 쓰레기 봉투처럼 루이즈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뭘 할거야? 그녀석.] [내 침대에 숨어 들어왔어.] [어머!]

몽모랑시는 놀란 얼굴을 하고는 멋들어지게 말린 머리를 어지럽게 휘날리며 과장된 몸짓으로 몸을 젖혔다.

[경망스러워라! 어머, 그런, 침대에 숨어들다니! 어마! 추잡해라! 불결! 불결해요!]

그리고, 오오라던가, 훌쩍훌쩍같은 소릴 내가면서 손수건을 꺼내들고는 그것을 깨물었다. 기분좋게 붉은 머리를 치켜올리고 교실에 들어온 큐르케가 루이즈를

노려보았다.

[네가 꼬드긴 거지? 루이즈. 에로의 루이즈. 창부같이 저질스러운 시선을 보낸게 아니야?] [누가 에로의 루이즈야! 그건 널 말하는 거잖아! 나는 그런 일 한적 없어!] [정말, 이렇게까지 되어버리다니......, 불쌍해라....., 내가 고쳐줄게.]

그렇게 말하고 큐르케가 사이토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거대한 가슴으로 질식할것 같이 되었지만, 사이토는 생각치도 못한 오아시스에 몸을 맡기고 헬렐레하고 있었다.


[아우아우아.] [괜찮아? 어디 아파? 내가 '치유'로 낫게 해줄게.] [적당히 둘러대지 말아줘. 네가 '물'계통의 '치유'를 쓸 수 있을리가 없잖아. 너의 두번째 이름은 '오열'이잖아. 병기운, 열병. 조금은 물로 식혀두란말야.]

루이즈가 진절머리난다는 듯이 말했다.

[미열이야. 미*열. 너말야, 기억력까지 제로인거네.]

큐르케는 루이즈의 가슴을 쿡쿡 찌르면서 말했다.

[제로는 가슴이랑 마법만으로 해둬.]

루이즈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래도 루이즈는 입술을 일그러뜨린채 냉소를 띄웠다.

[어째서 너처럼 가슴만 큰 여자는, 여성의 가치를 가슴의 크기만으로 결정하려는 것일까? 그거, 엄청 머리 나쁜사람의 생각이라고 생각하는데. 뭐, 분명히 텅

비었을테지. 가가가, 가슴에 영양 빼았겨서, 머리가 터터터, 텅 빈거구나.]

냉정을 가장하고 있었지만,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제법 화가 뻗친 모양이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 바리엘.]

그리고서 큐르케는 너덜너덜한 사이토를 부드럽게 끌어안고서 뺨에 가슴을 밀어붙였다.

[저기 달링. 당신은, 이렇게 가슴이 큰 나를 바보라고 생각해?] [....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이토는 넋이 나간 얼굴로 큐르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루이즈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꽈악, 손에 든 쇠사슬을 잡아당긴다.

[오고게게게.]

목과 손목, 몸통을 쇠사슬로 엮여진 사이토는 바닥을 굴렀다. 루이즈는, 굴러온 사이토의 등을 발을 오리고 차갑게 말했다.

[누가 너한테 인간의 말을 허가했어? '멍'이잖아. 개.]

사이토는 꺼져가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머, 멍입니다. 예.] [바보똥개. 다시한번 복습하겠어. '예'라고 할때는 어떻게 하지?] [멍.] [그렇지. '멍'이 한번. '알겠습니다. 주인님'은?] [멍멍.] [그래. '멍'이 두번. '화장실에 가고싶습니다'는?] [멍멍멍.] [맞아. '멍'이 세번. 바보똥개는 그것만 말할 수 있으면 충분하니까, 쓸데없는 걸 말했다간 처벌이야.] [.......멍.] [멍멍거리는 달링도 귀여워!]

큐르케는 사이토의 턱 아래를 쓰다듬었다.

[저기, 오늘밤 내 침대에 숨어들어와요? 알았지? 잔뜻, 강아지가 좋아하는 곳 핥을 수 있게 해*줄*게.]

사이토는 폴짝 무릎을 세우고 빗자루로 만들어진 꼬리를 흔들었다. 루이즈가 어젯밤, 사이토의 ㅇ어덩이게 붙여둔 물건이다. 자세히 보니, 머리에도 낡은 천으로

만들어진 귀가 붙어있다.

[멍! 멍! 멍멍!]

루이즈는 아무말없이 쇠사슬을 잡아당긴다.

[구에.]

그리고 사이토를 콱콱 밟아댔다.

[제대로 '멍'이라고 말했잖냐!]

이번것은 아무리 사이토라도 화가 났는지 크앙하고 일어섰다. 그리고서 루이즈에게 뛰어들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이자리에서 도장을 찍어버릴 정도의 기세였지만,

묘하게 재빠른 루이즈에게 어이없이 발을 걸려서 바닥에 굴렀다. 루이즈는 전에 한것처럼 사이토의 머리를 짖밟았다. 눈이 치겨올라가고, 갈색의 눈동자가 분노로

타오르고 있다. 귀여운 얼굴을 그야말로 브레스를 뿜으려고 하는 화룡처럼 찡그렸다.

[발정기의 바보똥개는 분별력이 없네. 체르프스트의 여자한테 꼬리를 흔들어, 주인님한테 덤벼들어, 참 큰일이야. 차차차 차암 큰일이야.]

루이즈는 가방 안에서 채찍을 꺼내들고는 그걸로 사이토를 때리기 시작했다.

[아파앗! 그만! 그만둬! 그-만-둬!]

사이토는 몸에 쇠사슬을 감은채, 바닥을 이리저리 뒹굴었다.

[아파? '멍'이겠지! '멍'이잖아! 개는 '멍'이잖아앗!]

찰싹, 찰싹하고 매마른 채찍의 소리가 교실에 메아리친다. 루이즈는 머리카락을 헝크러뜨리고 엎드려서 도망가려는 사이토를 쫓아가면서 채찍으로 때린다. 사이토는

채찍으로 맞을 때마다 마음속까지 한심한 개울음소리를 냈다. 전설의 사역마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대단할 정도로 도망치는 솜씨였다. 클래스메이트들은 그 한심한
꼬락서니를 보고 정말로 이 평민이 그 '청동'의 기슈를 해치우고, '흙더미'의 후케를 잡을 것일까? 라고 강력하게 의문으로 생각했다.

[깽! 깽!]

클래스의 메이지들은 아연한 얼굴로 사이토를 채찍으로 내려치는 루이즈를 바라보고 있다. 채찍 휘두르는데 열중한 루이즈는 핫하고 거기에 눈치채고는 얼굴을 붉혔다.

얼버무리려는 듯이 채찍을 거두고는 팔짱을 낀다.

[후, 훈련은 여기까지!]

훈련으로 치기엔 지독한 소동이었지만, 클래스메이트들은 불똥 튀는걸 두려워 해, 얼굴을 돌렸다. 큐르케가 질렸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열이 있는건 네가 아니야? 바리엘.]

루이즈는 키익하고 큐르케를 째려봤다. 사이토는 축적된 데미지로 기절해버려, 바닥 위에 축 늘어진채 뻗어있다. 교실 문이 드르륵 열리고 미스터 기트가 나타났다.

학생들은 일제히 자리에 앉았다. 미스터 기트는, 후케의 사건 당시 당직을 내팽겨친 미세스 슈브르즈를 나무라다 오스만씨(氏)에게 '자네는 화를 잘내서 안돼'라고 

들었던 교사이다. 긴 흑발에, 칠흑의 망토를 두른 그 모습은 왠지 으스스했다. 아직 젊은데도, 그 으스스함과 차가운 분위기때문에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다.

[그럼 수업을 시작하지. 알고있는대로, 나의 두번째 이름은 '질풍'. 질풍의 기트다.]

교실안이 쥐죽은 듯이 조용한 분위기에 감싸여진다.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바라보고, 기트는 말을 이었다.

[최강의 계통을 알고있는가? 미스 체르프스트.] ['허무'가 아닌가요?] [전설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니다. 현실적인 답을 묻고 있는거다.]

하나하나 거슬리는 말투를 쓰는 기트에게, 큐르케는 조금 욱했다.

['불꽃'으로 정해져 있어요. 미스터 기트.]

큐르케는 대담한 웃음을 띄우고는 말했다.

[호호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나?] [모든걸 불태워 없앨수 잇는것은, 불길과 정열. 그렇지 않나요?]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기트는 허리에 꽂아둔 지팡이를 꺼내들고 말했다.

[시험삼아, 이 나에게 자네의 특기인 '불꽃'의 마법을 쏘아보게나.]

큐르케는 흣칫했다. 느닷없이, 이 선생님은 뭘 말하려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뭐하나? 자네는 분명, '불꽃'계통이 특기인 것이 아니었나?]

도발하는 것같은, 기트의 말이었다.

[화상정도로는 못 끝내요?]

큐르케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상관없다. 진심으로 하게나. 그, 유명한 체르프스트 가의 붉은 머리가 장식이 아니라면 말일세.]

큐르케의 얼굴에서 언제나 놀리는 듯한 웃음이 사라졌다. 가슴의 계곡에서 지팡이를 빼고는, 불길과 같은 붉은 머리카락이 화악하고 불타는 듯이 술렁거리곤

거꾸로 일어섰다. 지팡이를 흔들었다. 눈 앞으로 내민 오른손 위에 조그마한 불 구슬이 나타난다. 큐르케가 계속해서 주문을 영창하니, 그 구슬은 계속해서 부풀어

올라, 직경 1미터정도의 크기까지 되었다. 학생들은 당황해서 책상아래로 숨는다. 큐르케는 손목을 회전시킨 뒤에, 오른손을 가슴께까지 들어올려 불 구슬을 밀어냈다.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불 구슬을 피하려는 행동도 보이지 않고 기트는 허리에 매단 지팡이를 뽑았다. 그대로 검을 휘두르는 것 

같이 가로로 휘두른다. 열풍이 솟아오른다. 한순간에 불 구슬이 긁힌것처런 사라지고, 그 뒤편에 있떤 큐르케를 날려버린다. 침착하게 기트가 말했다.

[제군, '바람'이 최강인 연유를 가르쳐주지. 간단하다. '바람'은 모든것을 날려버린다. '불꽃'도, '물'도, '흙'도, '바람'앞에서는 서있는 일조차 할 수 없다.

아쉽게도 시험해본적은 없지만, '허무'마저도 날릴 수 있을것이다. 그것이 '바람'이다.]

큐르케는 일어서서, 불만스럽게 양손을 벌렸다.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기트는 계속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은, 보이지 않더라도 제군드을 지키는 방패가 되고, 필요하다면 적을 날려버리는 창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바람'이 최강인

이유는.....]

기트는 지팡이를 세웠다.

[유비키타스*델*윈데....]

나직히, 주문을 영창한다. 하지만 그 순간...., 교실의 문이 드르륵 열리고, 긴장한 얼굴의 미스터 콜베르가 나타났다. 그는 괴상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머리에는 무식하게 커다란 롤처럼 말린 금발의 가발을 쓰고 있다. 보고 있으니, 로브의 가슴에는 레이스 장식이나, 자수 따위가 달리고 있다. 뭘 그렇게 꾸미는

것일까?

[미스터?]

기트가 눈썹을 찡그렸다.

[아차차차, 미스터 기트! 실례하겠습니다!] [수업중입니다.]

콜베르를 노려보면서 기트가 짧게 말했다.

[어흠. 오늘의 수업은 모두 중지입니다!]

콜베르가 엄중한 어조로 말했다. 교실안에서 환성이 울린다. 그 환성을 진정시키는듯이 양손을 흔들면서 미스터 콜베르는 말을 이었다.

[에, 여러분에게 통지가 있습니다.]

잘난체하는 어조로 골베르는 몸을 젖혔다. 뒤로 젖힌 박자에 머리에 씌운 무식하게 커다란 가발이 머리에서 떼어져 바닥에 떨어졌다. 기트 덕분에 무겁고

답답했던 교실의 분위기가 단숨에 풀린다. 교실안에 쿡쿡하고 웃음에 감싸인다. 맨 앞에 앉아 있는 타바사가 콜베르의 반짝반짝하게 벗겨진 머리를 가리키며

불쑥 말했다.

[미끄러지기 쉬워.]

교실이 폭소에 휩싸인다. 큐르케가 웃으면서 타바사의 어깨를 탁탁치며 말했다.

[너, 가끔씩 일을 열면, 제법이잖아.]

콜베르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는,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조용이하게! 에에이! 입 다물라고 이 애송이놈들이! 입을 크게 열고 천하게 웃다니 정말이지 귀족에게 있을 수 없는 행위! 귀족은 우스울 때도 아래를 향해

살짝 웃는 것이오! 이래서는 왕실에 교육의 성과를 의심받아!]

우선은 그 기세로 교실안을 얌전하게 진정시켰다.

[에- 어흠. 여러분, 오늘은 트리스테인 마법학원에 있어서 좋은 날입니다. 시조 브리밀에 강림제에 맞먹는, 경사스런 날입니다.]

콜베르는 옆으로 돌아 뒷짐을 지었다.

[황송하게도, 선제 폐하가 남기신 유품, 우리 트리스테인이 할케기니아에 자랑하는 가련한 한송이 꽃, 앙리엣타 공주전하가, 오늘 게르마니아 방문에서

돌아오시는 길에, 이 마법학원에 행차하십니다.]

교실이 술렁거린다.

[따라서, 실수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갑작스런 일입니다만, 지금부터 전력을 다해, 환영식전의 준비를 합니다. 그 때문에 오늘의 수업은 중지. 학생 제군은

정장으로 문에 도열할 것.]

학생들은 긴장한 얼굴이 되어 일제히 끄덕인다. 미스터 콜베르는 음음하고 엄중하게 끄덕이고는, 눈을 크게뜨고 소리쳤다.

[제군이 훌륭한 귀족으로 성장한 것을, 공주전하께 보여드릴 절호의 기회입니다! 전하께서 좋게 기억하실 수 있도록, 정신차려서 지팡이를 닦아놓으시오! 알겠습니까!]


제 2화 왕녀의 우울 下

마법학원에 이어지는 가도를, 금의 관을 어자석 옆에 붙이고 4마리가 이끄는 마차가 조용히 걸어가고 있다. 마차의 여기저기에 금과 은과 플라티나로 만들어진

부조가 본떠져 있다. 왕실의 문장이다. 그 중의 하나, 성수 유니콘과 수정의 지팡이가 짜여 합쳐진 문장은, 이 마차가 왕녀의 마차임을 나타내고 있다. 과연 

자세히 보니, 왕녀의 마차를 끌고있는 것은 단순한 말이 아니다. 문장과 같은, 머리에 한자루의 뿔이 나있는 유니콘이었다. 무구한 처녀만을 그 등에 태운다고

불리우는 유니콘은 왕녀의 마차를 끄는데 어울린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마차의 창문에는 아름다운 레이스의 커튼이 내려져 안의 모습을 살필 수 없게 되어있다.

왕녀의 마차의 뒤편에는 선제가 돌아가신 지금, 트리스테인의 정치를 한손으로 주무르는 마자리니 추기경의 마차가 따르고 있다. 그 마차도 왕녀의 마차에 지지

않을만큼 훌륭한 것이였다. 아니, 왕녀의 마차보다 훌륭했다. 그 마차의 풍격의 차이가 지금 현재의 트리스테인의 권력을 누가 쥐고 있는지,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그럼, 두대의 마차의 사방을 감싸고 있는 것은, 왕실직속의 근위대, 마법위사대의 사람들이다. 명문귀족의 자제들로 결성된 마법위사대는, 나라안의 귀족의 선망의 

대상이어싸. 남자 귀족은 누구라도 마법위사대의 칠흑의 망토를 두르고 싶어했고, 여자 귀족은 그 신부가 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 트리스테인의 화려함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길에는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거리에 나란히 늘어선 평민들이 입을 열어 환호의 소리를 던지고 있다. 마차가 자신들의 앞을 지날 때마다,


[트리스테인 만세! 앙리엣타 공주전하 만세!]

라고, 환성이 끌어오른다. 때로는 [마자리니 추기경 만세!]라는 소리도 있었지만, 공주에게의 만세소리에 비교하면, 꽤나 소수였다. 평민의 피가 섞여있다고

하는 소문이 있는 마자리니 추기경은, 왜인지 민중에게 인기가 없다. 질투라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차의 창문 거튼이 살짝열리고 어쩐지 젊은 왕녀가

얼굴을 보이니, 거리의 군중들의 환성이 한층 더 높아진다. 오아녀는 우아한 미소를 민중에게 보냈다.


앙리엣타 왕녀는 커튼을 내리고, 깊은 한숨을 쉬웠다. 거기에는 아까전까지 군중들에게 보였던, 장미와 같은 웃음은 없다. 있는 것은 나이에 어울리지 앉는 고뇌와,

깊은 우려의 색이였다. 왕녀는 올해로 해서 17세. 날씬하고 기품있는 이목구비에, 엷은 푸른색의 눈동자, 높은 콧대가 눈을 끄는 싱싱한 미녀였다.

가는 손가락 안에서 수정이 붙은 지팡이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왕족인 그녀 역시, 메이지인 것이다. 거리의 군중들의 환성도,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꽃들도, 그녀의 마음을 밝혀주지는 못한다. 그녀느 깊고 깊은, 사랑과 정치의 고민을 껴안고 있는 것이다. 옆에 앉은 마자리니 추기경이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그런 왕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중이 쓰는듯한 둥근 모자를 쓰고, 회색의 로브로 몸을 감싼 비쩍 마른 사십대의 남자였다. 

머리카락도 수염도, 이미 새하얀 색, 뻗은 손가락은 뼈가 앙상하다. 연령보다 10년은 늙어보인다. 선제가 죽은 뒤, 한손으로 외교와 내정을 이어받은 직무가,

그는 노인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는 방금전에 자신의 마차에서 내려, 왕녀의 마차에 탔다. 정치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왕녀는 한숨만 내쉬고 있어서 정작 중요한 부분은 놓치고 있었다.

[이걸로 오늘 열 세번째입니다. 전하.]

곤란하다는 목소리로 마자리니가 말했다.

[무엇이 말이에요?] [한숨입니다. 왕족인 자, 함부로 신하의 앞에서 한숨을 쉬는 것이 아닙니다.] [왕족이라고요! 어머나!]

앙리에타는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 트리스테인의 임금님은 당신이잖아요? 추기경. 지금, 거리에서 유행하는 노래는 알고 있나요?] [알지 못합니다.]

마자리지는 지루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것은 거짓말이다. 그는 트리스테인, 아니 할케기니아의 일이라면, 화산에 사는 드래곤의 비늘 수까지 알고 있다.

사정이 안좋기 때문에, 모르는 척을 하고 있을 뿐이였다.

[그렇다면, 들려드리겠어요. 트리스테인의 왕가에는, 미모가 있어도 지팡이가 없네. 지팡이를 갖고있는 것은 추기경. 회색 모자의 새 뼈.....]

마자리니는 눈을 좁혔다. '새 뼈'같은 왕녀의 입에서 자신의 악담이 튀어나와서, 기분을 상했기 때문이다.

[거리의 여자가 부르는 노래따위, 입에 담아서는 아니됩니다.] [상관없잖아요. 노래정도는. 저는 당신의 언질대로, 게르마니아의 황제에게 시집가는 거니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 게르마니아의 동맹은 트리스테인에 있어서 급무입니다.]

마자리니는 입을 기역자로 굽히고, 말했다.

[그정도는, 저도 알고 있어요.] [전하도 알고 계시겠죠? 저 '백의 나라' 알비온의 어리석은 것들이 행하고 있는 '혁명'이라는 것을. 그놈들은, 할케기니아에 왕권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게 아무래도 참을 수 없나 봅니다.]

앙리엣타는 눈썹을 찡그리고 말했다.

[무례한 자들! 예의를 모르는 그 사람들! 불쌍한 임금님을 붙잡아서, 교수형을 해버리자고 말하고 있어요! 저는 생각합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저

어리석은 행위를 용서해도, 저와 시조 브리밀은 용서 하지않아요. 예에, 용서 못하고 말고!] [예. 하지만 알비온의 귀족들은 강력합니다. 알비온 왕가는, 내일이라도 쓰러버리겠지요. 시조 브리밀이 내리신 세 왕권중 하나가 이걸로 무너지는 것입니다. 뭐,

내우를 처리못하는 왕가에 존재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만.] [알비온 왕가의 사람들은, 게르마니아의 갑자기 출세한 자들과 달리 우리들의 친척이예요? 아무리 당신이 추기경이라 해도 그와 같은 말버릇은 용납못합니다.]

[이거 실례했습니다. 저는 오늘 시조 브리밀의 앞에서 참회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전부 사실입니다. 전하.]

앙리엣타는 슬픈듯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 모습은,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전해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저 어리석은 귀족들은 할케기니아를 통일한다던가 뭐라던 몽상을 불어넣는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하면, 자신들의 왕을

죽은사람으로 만든 뒤에, 그놈들은 이 트리스테인에 창끌을 들이밀테지요. 그렇게 되버린 뒤에는 늦습니다.]

엄중한 얼굴로, 마자리니는 왕녀에게 고했다. 앙리엣타는 흥미없다는 듯이 창 밖을 바라보았다.

[앞을 읽고, 먼저 손을 쓰는것이 정치인 것입니다. 전하. 게르마니아와 동맹을 맺고, 가까운 날에 성립되어 알비온의 신정부에 대항하지 않으면, 이 소국

트리스테인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앙리엣타는 한숨을 쉬고만 있다. 마자리니는 창문의 커튼을 걷고 밖을 보았다. 거기에는 심복의 모습이 있다. 깃털모자에 긴 턱수염이 늠름한,

날씬하고 사나운 이목구비의 젊은 귀족이였다. 검은 망토의 가슴에는 그리폰을 본뜬 자수가 붙어있다. 그 이유는 그가 타고있는 환수를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그가 타고있는 것은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와 앞발, 그리고 사자의 몸체와 뒷발을 가진, 그리폰 그 자체이다. 세개의 마법위사대의 하나, 

그리폰대 대장의 월드 자작이었다. 그가 통솔하는 그리폰대는, 마법위사대 안에서도 특별히 추기경이 기억하고 있는 부대였다. 엄선된 귀족으로

결성된 마법위사대는 각각의 부대 이름을 나타내는 환수에 기승하여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 두려움과 동경의 상징이었다.

[부르셨습니까? 예하.]

월드는 눈을 날카롭게 빛내고 마차의 창문에 타고있는 그리폰을 다가가게했다. 창문이 들어올려지고 마자리니가 얼굴을 내밀었다.

[월드군. 폐하의 기분이 편치않으시네. 무언가 기분을 풀어드릴만한 것을 보여드리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월드는 끄덕이고는 길가를 매와 같은 눈으로 둘러보았다. 재기발랄한 그는 곧바로 목표를 거리의 구석에서 찾아내고 그리폰을 달리게했다. 허리에 매어둔,

레이피어같이 긴 지팡이를 뽑고서 짧게 룬을 외우고 그것을 가벼운 동작으로 휘둘렀다. 회오리 바람이 솟아올라, 핑 핑하는 소리와 함께 길가에 피어있는

꽃이 뜯겨져 월드의 손까지 날아왔다. 월드는 그것을 가지고 마차에 다가와서는, 살짝 창문에서 추기경에게 넘기려했다. 마자리니는 턱수염을 꼬면서 중얼거렸다.

[대장, 전하께서 손수 받아들이시려는 듯하다.] [영광이옵니다.]

월드는 예를 표하고는 마차의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스르륵하고 창문이 열리고 앙리엣타가 손을 뻗어왔다. 꽃을 받아들고는 이번엔 왼손을 내밀었다.

월드는 감동한 얼굴로 왕녀의 손을 잡고 거기에 입을 맞췄다. 나른한 목소리로 왕녀가 월드에게 물었다.

[이름은?] [전하를 지켜드리는 마법위사대, 그리폰대 대장, 월드 자작이옵니다.]

월드는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당신은 귀족의 귀감인 것처럼, 훤칠하군요] [전하의 천한 하인에 불과하옵니다.] [최근엔 그런 말을 사용하는 귀족들이 줄었어요. 할아버님이 살아계셨던 무렵은...., 아아, 저 위대한 필립 3세의 치하에는, 귀족은 한결같이 그런

태도를 보였었지요!] [슬픈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전하.] [당신의 충성에는, 기대해도 괜찮을까요? 혹시, 내가 곤란할 때에는....] [그런 때에는, 싸움의 한창중이건, 하늘의 위이건간에 그 무엇을 제쳐두더라도 달려올 생각입니다.]

앙리엣타는 끄덕였다. 월드는 다시한번 예를 표하고 마차에서 떨어졌다.

[저 귀족은, 쓸만한가요?]

앙리엣타는 마자리니에게 물었다.

[월드자작. 두번째 이름은 '섬광'. 저자에게 필적할만한 실력자는 '백의 나라' 알비온에도 그리 없을겁니다.] [월드......., 들어본적이 있는 지명이군요.] [분명히, 라 바리엘 공작령의 근처라고 알고 있습니다.] [라 바리엘?]

앙리엣타는 기억의 밑바닥을 뒤졌다. 그리고서, 문득 끄덕인다. 분명히, 이제부터 향하는 마법학원에는.....

[추기경, 흙더미의 후케를 분잡았다는, 귀족의 이름을 알고 있나요?] [기억해두지 못했습니다.] [그 자들에게 이제부터 작위를 내리는 것이 아니었는지?]

앙리엣타는 이상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마자리니는 흥미없다는 듯이 말했다.

['슈발리에'수여의 조건이 바뀌었지요. 종군이 필수로 되었습니다. 도적을 붙잡은 정도로 수여할 수는 없습니다. 게르마니아와의 동맹이 성립되건

되지않건 간에 결국은 알비온과의 전쟁이 되겠지요. 군무에 종사하는 귀족들의 충성을, 쓸데없는 질투로 잃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희들이 모르는 곳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결정되 가는군요.]

마자리니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앙리엣타는 분명히, 도적을 붙잡은 귀족들 안에서 라 바리엘의 이름이 있던 것을 기억해냈다.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앙리엣타는 그렇게 생각하고 조금 안심했다. 마자리니는 그런 왕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전하. 최근, 궁전과 일부 귀족들 사이에 불온한 움직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앙리엣타는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전하의 경사스런 혼례를 없는 일로 하여, 트리스테인과 게르마니아의 동맹을 저지하려 하는 알비온의 귀족놈들의 암약이 있지않나 하고....]

앙리엣타의 이마에서 땀이 한방울 흐른다.

[그런 자들에게, 붙잡힐 만한 틈은 없으시겠지요? 전하.]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다. 앙리엣타는 괴로운 듯이 입을 열었다.

[......없어요.] [그 말씀, 믿겠습니다.] [저는 왕녀입니다. 거짓은 말하지 않아요.]

그리고서 앙리엣타는 한숨을 쉬웠다.

[.....14번째입니다. 전하.] [걱정거리가 있으니까요.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왕족이라고 하는자는, 마음의 평온에서 부터 나라의 평온을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앙리엣타는 시시하다는 듯이 말했다.

[저는, 항상 그렇게 하고 있어요.]

앙리엣타는 손에 든 꽃을 가만히 바라보고, 쓸쓸하게 중얼거렸다.

[......꽃은 길가에서 피어있는 것이, 행복한 것이 아닌가요? 추기경.] [사람의 손으로 꺾여지는 것도, 또한 꽃의 행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법학원의 정문을 지나 왕녀의 일행이 나타나자, 도열한 학생들은 일제히 지팡이를 내걸었다. 시잉! 하고 작고 기분좋은 소리가 겹쳐진다.


정문을 지난 앞에는 본탑의 현관이 있다. 거기에 서서 왕녀의 일행을 맞이하는 것은 학원장인 오스만씨(氏)였다. 마차가 멈추자, 하인들이 달려와 마차의

문까지 붉은 양탄자의 융단을 빈틈없이 펼쳐깔았다. 호령의 위사가 긴장한 목소리로 왕녀의 등장을 알린다.

[트리스테인 왕국왕녀, 앙리엣타 공주전하 납-시-오-!]

하지만, 찰칵하고 열린 문에서 나타난 것은 추기경인 마자리니 였다. 학생들은 일제히 콧방귀를 꼈다. 하지만, 마자리니는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마차의

옆에 서서 뒤를 이어 내리는 왕녀의 손을 잡았다. 학생들 사이에서 환성이 울린다. 왕녀는 방긋하고 장미와 같은 미소를 띄우고는 우아하게 손을 흔들었다.

[저게 트리스테인의 왕녀? 흥, 내쪽이 더 미인이잖아.]

큐르케가 재미없다는 듯이 말했다.

[저기, 달링은 어느쪽이 아름답다고 생각해?]

쇠사슬에 매어진채, 지면에 구르고 있던 사이토에게 큐르케가 물었다.

[멍.] [멍이어선 알 수 없단말야. 저기, 어느쪽이야?]

사이토는 루이즈가 있는 곳을 보았다. 루이즈는, 진지한 얼굴을 하고서 왕녀를 바라보고 있다. 아무말없이 그러고 있으니, 어찌나 청초하고, 아름답고,

화사한 루이즈였다. 아무리 난폭하고, 사이토에게 차갑고, 결국엔 개 취급까지 당했지만, 아주 잠시만 보여준 상냥함과 그런 청초하고 아름다운 옆모습이,

사이토의 넋을 빼앗아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 루이즈의 옆 얼굴이 확하고 밝은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서는 얼굴을 붉힌다. 사이토는 그 표정의 변화가 신경쓰였다.
대체, 어떻게 된것일까? 목을 뻗어서 루이즈의 시선 앞을 살핀다. 그 앞에는, 훌륭한 깃털모자를 쓴 늠름한 귀족의 모습이 있었다. 독수리의 머리와 사자의
몸을 가진 멋진 환수에 타고 있다. 루이즈는 멍하니 그 귀족을 바라보고 있다. 사이토는 즐겁지않았다. 저 귀족, 분명히 멋진 남자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뚫어져라 바라보고 볼을 붉히기 않아도 될것이다. 뭐나고 바람둥이녀석, 이라고 사이토는 생각했다. 바람이고 뭐고, 루이즈와 사이토는 정말이지

그런 관계는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괜찬은걸, 라고 생각했다. 나한테는 큐르케가 있는걸. 가슴이 커다란 붉은 머리카락의 여자아이. 정열적인 미인.

이렇게 되면 완벽하게 큐르케에게 옮겨 가겠어, 라고 사이토는 왜인지 격력하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그렇게 생각했다. 오오오, 옮겨 가겠어, 라고 생각했다.

방긋 웃고서 큐르케가 있는 쪽을 본다. 하지만, 큐르케도 루이즈와 똑같이 멍하니 얼굴을 붉히고서 루이즈와 똑같이 깃털모자의 귀족을 바라보고 있다.
사이토는 고개를 떨궜다. 갑자기, 몸을 감고 있는 쇠사슬이 무거워진것 같이 느껴져, 그대로 지면에 털썩 주저앉았다. 옆에서는 타바사가 왕녀와 그
일행이 나타나서 일어난 소동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앉아서 책을 펼치고 있다.

[너는 여전하구나.]

사이토는 타바사에게 그렇게 말했다. 타바사는 얼굴을 들고 큐르케와 루이즈 쪽을 확인하고는 사이토 쪽을 향햤다. 그리고서 사이토를 손으로 가리키며

[삼일천하.]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날 밤..... 사이토는 짚더미 위에 주저앉고서 루이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루이즈는 무척이나 진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어섰다고 생각하면 또다시 침대에 앉고,

베개를 끓어안고서 멍하니 있다. 낮에 그 깃털모자의 귀족을 보고서는 이러고 있다. 그때부터 루이즈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비틀비틀 유령처럼 걷거나,

방에 틀어박히고, 침대에서 이렇게 앉아있었다.

[너, 이상하다.]

사이토가 말했다. 그래도 루이즈는 대답하지 않는다. 일어나서 손을 눈앞에서 흔들어보았다. 루이즈는 그래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상하다고!]

그리고서 사이토는 루이즈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루이즈의 머리는 가늘어서 가볍게 당기는 것만으로도 끊어질것 같았지만 어찌어찌해도, 제법 튼튼했다.

휙휙 당겨보았지만 그런데도 루이즈는 멍하니 반응이 없다. 볼을 찔러보았다. 반응은 없다.

[갈아입으실 시간입니다.]

사이토는 공손하게 루이즈에게 인사하고는 블라우스에 손을 대었다. 한개씩 단추를 풀어간다. 루이즈는 캐미솔 차림이 되었다. 그래도 루이즈는 마법에

걸린것처럼 공중의 한점을 바라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재미없다. 뭐냐 이녀석. 뭐야 이거. 사이토는 커흠하고 헛기침을 했다.

[루이즈 아가씨. 이 사역마가 태어난 세계에서는, '가슴체조'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물론 대충꾸며댄 말이다. 사이토는 자포자기가 되어갔다.

[이렇게 만져주면, 이런, 이럴수가, 커다랗게 되어갑니다. 일종의 마법이랄까나.]

'랄까나'가 아니자만, 사이토는 루이즈의 앞에서 손을 뻗어서는 껴안는 듯한 모습이 되어서는 등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어라? 없습니다. 없사옵니다? 라니 여긴 등이었습니다!]

그리고서 일부러인듯이 머리를 긁었다.

[이야아, 빨래판이어서인지....]

루이즈는 움직이지 않는다. 사이토의 비아냥섞인 일인콩트에도 정말이지 무반응이었다.

[나는! 나란 녀석은! 어째서 이런거야아!]

사이토는 거기까지 하고는 자신의 썰렁함에 눈치채고 격력하게 머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바닥에 투닥투닥하고 머리를 부딪힌다. 부끄러워서 참을 수 없을 때에

자주하는 행위였다. 사이토는 슬퍼졌다. 인간, 욕을 듣는다던가 얻어맞는 동안이 낫다는 것을 사이토는 알았다. 뭐가 괴롭냐면, 무시가 제일 괴로운것이다.
그런식으로 혼자서 날뛰고 있을 때, 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

[누구지?]사이토는 루이즈를 재촉했다.

노크는 규칙적으로 두들겨졌다. 처음에는 길게 두번, 그리고서 짧게 세번..... 루이즈의 얼굴이 핫하고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급하게 블라우스를 입고서 일어선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거기에 서있는 것은 새카만 두건을 뒤집어쓴, 소녀였다. 주변을 살피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는 허둥지둥 방안으로 들어와서 등뒤로 문을 닫았다.


[......당신은?]

루이즈는 놀란듯한 소리로 말했다. 두건을 쓴 소녀는 쉿이라고 하는 듯이 입가에 손가락을 세웠다. 그리고서 두건과 같은 칠흑의 망토의 틈에서 마법의

지팡이를 꺼내들고는 가볍에 흔들었다. 동시에 짧게 룬을 중얼거린다. 빛의 가루가 방안에서 춤을 춘다.

[.....디텍트 매직(탐지)?]

루이즈가 물어보았다. 두건의 소녀가 끄덕인다.

[어디에 귀가, 눈이 빛나고 있는지 모르니까.]

방 어딘가에 소리를 들을 수있는 마법의 귀나, 어딘가에 연결된 훔쳐보기 구멍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소녀는 두건을 벗었다. 나타난 것은 놀랍게도 앙리엣타 왕녀였다

. 사이토는 읏하고 숨을 삼켰다. 루이즈도 흔치않을 정도로 귀엽지만, 왕녀는 거기에 더해서 신성스러운 정도의 고귀함을 발하고 있다.

[공주전하!]

루이즈는 서둘러서 무릎을 꿇는다. 사이토는 어떻해야할지 모른채, 멍하니 서있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앙리엣타는 시원스럽게, 듣기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야. 루이즈 프랑소와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