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no Tsukaima Korean Version:Volume2 Chapter1

From Bak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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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는 자신의 침대 위에서 꿈을 꾸고 있었다. 트리스테인 마법학원에서 말로 삼일 정도의 거리에 있는 그녀가 태어난 고향 라 바리엘 영지에 있는 저택이 무대였다.

꿈속의 어린 루이즈는 저택의 중앙정원을 도망다니고 있었다. 미궁과 같은 덤불의 그림자에 숨어서 추격자를 따돌린다. 두개의 달 중 하나, 붉은 달이 가득찬 밤....


[루이즈, 루이즈, 어디에 간거니? 루이즈! 아직 설교는 끝나지 않았어요!]

그렇게 말하며 떠드는 것은 어머니였다. 꿈속의 루이즈는 솜씨가 좋은 언니들과 마법의 성적을 비교당해, 배우는 것이 느리다고 혼나고 있던 것이었다. 숨어있던 덤불 아래로 누군가의 구두가 보였다.

[루이즈 아가씨도 고생이시네.] [맞아. 위의 언니 두분은 그렇게 마법을 잘하시게 됐는데.....]

루이즈는 슬프고 분해서, 이를 갈았다. 하인들은 덤불안을 부스럭거리며 찾기 시작했다. 들킬거야, 라고 생각한 루이즈는 거기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그녀자신이 '비밀의 장소'라고 부리고 있던 중앙정원의 연목으로 향한다. 거기에는...., 루이즈가 유일하게 안심할 수 있는 장소였다. 그다지 사람이 다가오지 않는,

초라해진 정원...... 연못 근처에는 계절마다 꽃들이 어지럽게 피고 작은새들이 모이는 아치와 벤치가 있다. 연못의 한가운데에는 작은 섬이 있어 거기에는 새하얀


돌로 지어진 정자가 세워져 있다. 섬 근처에 작은 배가 한척 떠있다. 뱃놀이는 즐기기 위한 작은 배다. 하지만, 지금은 더이상 이 연못에서 뱃놀이를 즐기는 

사람은 없다. 언니들은 각각 성장해서 마법의 공부로 바쁘고, 군무를 은퇴한 지방의 어르신인 아버지는 근처의 귀족들과의 접견이나 사냥이외에는 흥미가 없었다.

어머니는, 딸들의 교육과 시집갈 곳 이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였다. 그런 이유로, 잊혀져버린 정원의 연못과 거기에 띄워진 작은배를 신경쓰는 사람은

이 저택에서 루이즈 외에는 없다. 루이즈는 야단맞으면, 정해진 것처럼 이 정원의 연못에 띄워진 작은 배안에 도망쳐오는 것이다. 꿈 속의 어린 루이즈는 작은

배안에 숨어들어 준비해둔 모포에 파고든다. 그런식으로 있으면..... 정원의 섬에 끼는 안개 속에서 한명의 망토를 두른 훌륭한 귀족이 나타난다. 나이는 16세 

정도일까? 꿈 속의 루이즈는 여섯살 정도의 체격을 하고 있어서, 열살정도 연상으로으로 보인다.

[울고 있는거니? 루이즈.]

챙이 넓은 깃털 달린 모자에 감추어져,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루이즈는 그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챈다. 자작이다. 최근에 근처의 영지를 상속받은

연상의 귀족. 꿈 속의 루이즈는 가슴속이 살짝 뜨거워진다. 동경하는 자작. 만찬회를 자주 함께한다. 그리고, 아버지와 자작 사이에 맺어진 약속.....

[자작님, 계셨어요?]

어린 루이즈는 서둘러 얼굴을 감춘다. 보기흉한 모습을 동경하는 사람에게 보여버려서, 부끄러웠다.

[오늘은 너의 아버지에게 불린거야. 그 일 때문에 말이지.] [어머나!]

루이즈는 볼을 더욱 물들이며 고개를 숙였다.

[곤란하신 분이에요. 자작님은...] [루이즈. 나의 작은 루이즈. 너는 내가 싫은거니?]

장난스런 말투로 자작이 말했다. 꿈 속의 루이즈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그런일은 없어요. 하지만...... 저, 아직 어리고, 잘 모르는 걸요.]

루이즈는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모자 아래의 얼굴이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손을 살짝 내밀어 온다.

[자작님....] [미 레이디. 손을 빌려주마. 자아, 잡으렴. 잠시 뒤면 만찬회가 시작한단다.] [하지만....] [또 혼난거구나? 안심하렴. 내가 아버님에게 말씀드려주마.]

섬의 연안에서 작은 배를 향해 손이 내밀어진다. 커다란 손. 동경하는 사람의 손...... 루이즌느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서서 그 손을 잡으려 했다.

그때, 바람이 불어 귀족의 모자가 날아갔다.

[아.]

나타난 얼굴을 보고 루이즈는 당혹스런 목소릴 냈다. 꿈 속의 일이지만, 어느새인가 루이즈는 여섯 살에서 열여섯살의 지금의 모습이 되어있다.

[뭐, 뭐야 넌.]

모자의 아래에서 나타난 얼굴은 동경하던 자작인 것이 아니라, 사역마인 사이토였다.

[자아 루이즈. 이리오렴.] [이리오렴이 아니잖아.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거야.] [신경 쓰지마. 너, 나한테 반해있잖아?]

동경하는 자작의 모습을 한 사이토는 우쭐대는 투로 말했다. 왜인지 자신만만한 꿈속의 사이토였다.

[바보아니야! 조금 춤춰준 정도로 우쭐대지 말아줘!] [아닌척 하긴. 바보구나 마이 레이디. 나의 루이즈.] [누가 너의 루이즈야!]

사이토는 신경쓰지 않고 루이즈를 껴안으려 했다.

[그만둬! 바보!]

그런데도 신경쓰지 않고 사이토는 작은 배 안의 루이즈를 껴안았다.

[어째서 너인거야! 정말!]

루이즈는 투닥투닥 사이토를 때려보았지만, 사이토는 신경쓰지않고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루이즈는 얼굴을 붉혔다. 왜인지,

사이토에게 안겨있으니 묘한 기분이 되어 그것이 더욱 꿈 속의 루이즈를 초조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사이토는 자신의 짚더미에서 반짝 눈을 떳다. 창문 밖에는 두개의 달빛이 방안을 휘항하게 비추고 있다. 침대 안에서 으~응 으~응하고

루이즈의 가위눌린 소리가 들려온다. 아무래도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것 같다. 그대로 자고있어 달라고 생각하면서 사이토는 슬그머니

일어나더니 짚더미를 빠져나와 포복전진을 시작했다. 천천히, 조금씩, 신중하게 루이즈가 자고 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벽에 세워둔 델프링거가 그런 

사이토의 상태를 알아채고 말을 걸었다.

[잠 안오냐? 파트너.]

사이토는 뒤돌아 보고선 입앞에 손가락을 세웠다.

[닥치란 거냐. 왜그런데?]

사이토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또 다시 손가락을 입앞에 세우고 파트너인 인텔리젼스 소드를 노려보았다.

[그따위 매정한 처사는 용서 안되는데. 쓸쓸한건 딱질색이라서 말야. 파트너가 이런 밤늦은 시간에 갑자기 일어난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면, 난 소리칠꺼다.

아아, 소리칠꺼야. 슬프니까 말야.]

델프링거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부르르 떨었다. 정말로 소리칠 생각인것 같다. 곤란한 검이다. 검의 목소리에 반응한것인지, 침대위의 루이즈가 우웅하고

소리내곤 몸을 뒤척여 왔다. 그리고 루이즈의 눈이 반짝하고 열렸다. 사이토는 입에서 심장이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루이즈는 상반신을 일으키고는 사이토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우쭐해지지 말고 어서 청소라도 해! 먼지가 잔뜩 껴있잖아! 이런건 청소했다고 하지 않아! 바보! 얼간이! 쓰레기! 식충이! 쓸모없는 놈!]

사이토는 마치 '경질'의 주문에 걸린것처럼 굳었다. 하지만, 루이즈는 그만큼 외쳐대놓고는, 다시 침대에 털썩하고 눕더니 숨소리내기 시작했다. 단순히

잠꼬대였던것 같다. 아무래도 꿈 속에서 사이토를 이리저리 부려먹고 있는듯하다. 지독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사이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델프링거가 기막히다는 듯이 감상을 말했다.

[잠꼬대냐. 하지만 거참, 정말이지 귀엽지도 않는 잠꼬대로군.]

사이토는 델프링거를 노려보았다. 모처럼만의 계획을 엉망으로 만드려는 인텔리젼스 소드에게 바퀴벌레 같은 재빠른 움직임으로 다가가서,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조용히 좀 해라. 이 녹투성이 자식.] [지독한 말투구만. 하지만 용서하지. 네놈은 파트너니깐 말이지. 그거야, 파트너가 닥치라고 하면 닥치겠는데 말야, 이런 밤중에 일어나서,

벌레처럼 기어다니기 시작한 이유는 가르쳐줘도 좋을것 같은데 말야.]

사이토와 닮아서 호기심이 강한 검이었다. 사이토는 포복전진으로 루이즈의 침대에 다가가는 이유를 어떻해서라도 알고 싶은 모양이다.

사이토는 한숨을 쉬고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양손을 벌렸다. 그런 뒤 루이즈의 침대를 가리켰다.

[귀족의 계집애가 어쨋단 거냐?]

사이토는 다음에 자신을 가리켰다.

[파트너가 어쨋다고?]

그리고서 사이토는 자신의 머리위에 양손을 이용해 하트마크를 그렸다.

[그건, 무슨 뜻이냐?] [사랑해.] [저 계집애가? 파트너를?] [응.] [왜.]

사이토는 일어나서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사교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하아, 요전번의 무도회냐.] [춤추고 있을 때 루이즈의 얼굴, 너도 봤지?] [봤지.]

꿈을 꾸는듯한 말투로 사이토가 말했다.

[빨갛었지....] [빨갛었지.] [정말, 내 손을 잡고 싶어서, 잡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지. 그건.] [그랬나?] [야 델프, 너는 단순한 철 덩어리니까 여자의 마음같은건 모르겠지만 인간세계에서 그런 얼굴을 남자에게 보이는 여자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거랑 같은거라고.]

사이토는 검을 탁탁 두드리면서 말했다.

[분명히 난 단순한 검이니까, 인간의 남자와 여자일 같은건 모르지. 뭐, 파트너가 그렇다면, 그런걸테지.]

[넌, 말이 통하는 녀석이구나.] 사이토는 기쁜듯이 끄덕였다.


[그럼 파트너, 반했다고 확신한 다음 도장찍어버릴 생각이냐?] [그렇고 말고, 반했다고 확신한 다음 도장찍고 싶다고 생각해. 근데, 도장이라니?]

['어거지로'. 나는 제법 오래 살아보았지만 말야, 주인을 도장찍으려는 사역마라는건, 처음으로 봤다. 대단하시구만.]

[좋아, 좀더 칭찬해봐.] [파트너는, 대단하시구만.]

사이토는 일어서더니 가슴을 폈다. 우쭐대고 있다.

[야아, 델프. 이 세계에서 가장 멋있는군 누구지?] [물론, 파트너지.] [마법사놈들이 위세떠는 이 썩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건 누구지?] [물론, 파트너지.]

사이토는 더욱더 가슴을 젖혔다. 중얼중얼 영문을 알 수없는 자신감이 솟아나온다. 세계가, 자신을 축복해주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사이토는 정말이지, IQ가 모자란 녀석이다.

[그런, 훌륭하고 멋진 이몸에게 도장찍힐 수 있다니, 루이즈는 행복한 여자야.] [저 건방진 귀족의 계집애는 행운아로구만. 하지만, 어째서 평범하게 구슬리지 않는거냐? 반해있다고 한다면, 별로 자고 있는 틈을 노리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


제대로된 의견이다. 하지만, 사이토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녀석 말야, 오기를 부리고있어. 솔직하지 못한거지.] [그런것 같구만.]

[평범하게 말을 걸곤 싶은데, 수줍음이 화가 되서, '뭘 말하는 걸까? 이 사역마는!'같이 되서 모른체 할께 뻔하잖아.]

[그말 대로인데. 파트너는 능력도 좋구만.] [그치? 그러니까 도장찍기. 입으로는 저렇게 건방지게 말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나한테 정복당하고 싶어한다고. 뭐라해도 나에게 반해있으니까 말야.

루이즈는 그런 여자야.]

[오오, 내 파트너는 천재인거 아냐.] [그런 이유로, 나는 지구를 대표해서 할케기니아라고 하는 이세계의 미소녀를 도장찍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너는 조용히 하라고. 알겠지?]

델프링거는 움찔움찔 떨고는 동의의 뜻을 보였다.

[그런 일이라면, 나는 조용히 있도록 하지.]

사이토는 경례하고는 루이즈의 침대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루이즈는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다. 그것 참, 루이즈의 자는 얼굴은 천진난만하고,

청초하며 아름다운 것이였다. 우선 냄새를 맡아본다. 아련하게, 향수의 향기가 났다. 사이토는 떨면서 루이즈의 모포를 걷었다. 

네글리제 모습의 루이즈가 달빛에 드러난다. 화사한 몸이 부드러운 네글리제의 천 너머로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보고 있으면,

가슴 역시 조금이지만 부풀어져 있다. 제로라고 할 만큼은 아니다. 그리고, 루이즈는 잘 때는 속옷을 입지 않는다는 것을, 사이토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아침에 루이즈가 입는 속옷을 준비하는 것은 사이토이기 때문이다. 사이토는 감동해서, 무작정 울것만 같았다. 지금부터, 

이 미소녀를 자신의 것으로 하는 거다. 무도회의 날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그 동안, 사이토는 호시탐탐 찬스를 노리고 있었다. 사이토는 꾸벅

인사하고는 손을 합장했다.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 다이빙 할때의 요령으로 침대에 뛰어들었다.

[아아, 루이즈, 루이즈, 네 피부는 정말 매끈매끈하구나! 정말이지! 빌어먹을! 이이이, 이녀석!]

뭐가 빌어먹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이토는 심하게 흥분해 있다. 있는 힘껏 루이즈를 껴안고는 뺨을 비벼댔다.

[흐가.....]

그런데도 루이즈는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이지, 잘도 자는 아가씨이다.

[아아, 루이즈, 루이즈, 귀여워 루이즈! 얼굴만은! 얼굴만은 귀여워!]

그리고 사이토가 안타까운듯이 루이즈의 네글리제를 걷어올리려는 순간, 루이즈의 눈이 번쩍하고 떠졌다. 사이토는 일순 굳었지만, 곧바로 루이즈를 꽈악하고 껴안았다.


[뭐, 뭐야! 너! 잠깐!]

루이즈는 곧바로 자신이 어떤상황에 놓여졌는지 알아챈것 같았다. 껴안으려드는 사이토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리며 날뛰기 시작했다.

[얌전히 좀 있어, 야!] [왜, 왜 껴안으려는 거야! 야! 놓으란 말야!] [놓아라, 라고? 야야, 반했잖아?]

사이토는 루이즈의 눈을 타오르는 듯한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일순, 그 영문 모를 박력에 눌려서 루이즈는 움츠려들었다.

[뭐?] [너는 나한테 반해있어. 아니야?]

루이즈의 어깨를 지긋이 누르면서 자신만만하게 사이토가 말했다.

[어, 어째서?] [괜찮아 루이즈. 나는 알고 있어. 오기를 부리는 네 마음을, 나는 누구보다도 이해하고 있어. 그러니까 얌전히 있어. 힘을 빼도록 해.]

사이토의 입술이 다가온다. 루이즈의 얼굴에서 혈색이 가신다. 반해있어? 내가? 너한테? 아까전 꾸었던 꿈이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맴돌고 있다. 꿈 속의

사이토도 자신만만하게 그런 말을 했다. 덤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그런말을 들으니, 분노가 몸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꿈과 현실, 양쪽의 사이토에게 강렬한

분노가 미친다. 아아, 그것은 순수한, 에텔과 같이 순수하고 무구한 분노였다. 루이즈의 전신이 떨리기 시작했다. 사이토는 그 떨림을, 처음이니까 무서운 거구나,
라고 착각해버렸다. 그는 어딘가의 나사가 풀려있다.

[무서운거야? 안심해. 나도 처음이야. 그럼, 바지 벗겠습니다.]

사이토가 한순간, 허리를 들어올린 틈을 루이즈는 놓치지 않았다. 화룡이 사냥감을 잡아채는 듯한 움직임으로 오른다리가 튀어올라 일각룡의 날카로운 일격처럼,

사이토의 사타구니에 명중했다.

[아가, 구게.....]

격통으로 머릿속에 불꽃이 튄다. 사이토는 입에서 거품을 물며 바닥을 굴렀다. 루이즈는 천천히 일어서서, 침대 옆에 놓여진 채찍을 잡았다. 승마용의 훌륭한 채찍이다.

사이토는 애벌레처럼 키어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채찍을 가진 루이즈에게 목덜미를 짖밟혀 싱겁게도 퇴로가 막혀버렸다.

[나에게 무슨짓을 하려고 했던거야? 응?]

사이토는 고통으로 몸을 둥글게 하면서, 목 안에서부터 목소리를 쥐어짰다.

[사랑의 대화. 그, 연인끼리 하는.....]

루이즈는 목덜미를 밟은 다리에 힘을 주었다.

[혼자서 했으면 하는데.] [어라? 바, 반해있던거 아니야? 착각이었던 걸 까나? 까나?] [누가? 누구한테?] [저기, 루이즈 아가씨가, 이 나한테....]

[이유를 말해보렴? 하지만, 나 무지무지 화나있으니까 간결하게 말야? 그렇지 않으면 나라도 깜빡해버릴지 모르니까 말야.]

[있잖아, 저번의 무도회 때, 이 사역마를 보는 눈이 왠지 넉을 잃은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에. 말이죠.]

루이즈의 뺨이 순식간에 물들었다.

[....그래서, 너는, 내가 너를 좋아하게 됬다고 착각해서, 침대에 숨어들었다는 거야?] [잘보셨습니다. 아가씨는, 아아, 총명하기 그지없으십니다. 설마 이 사역마가, 어처구니 없는 착각을 저......]

[착각인게 당연하잖아. 어찌됐든, 주인의 침대에 숨어드는 사역마같은건 들어본적도 없어.] [다음부터는 조심하겠습니다. 예.]

루이즈는 한숨을 쉬웠다. 그리고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사이토를 동정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은 없어.] [아가씨, 달이, 달이 아름답습니다. 두개 모두 빛나고 있습니다. 자아! 자아!]

사이토는 당황해서 얼버무리는 듯한 말투로 떠들었다.

[잘도 이 나를, 가볍게 봐준것 같네.]

루이즈의 목소리가, 음차처럼 가늘게 떨렸다. 횡횡히 빛나는 두개의 달을 뒤로한채, 사이토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그럼, 사이토가 루이즈에게 이것저것 호되게 당하고 있을 무렵....... 멀리 떨어진 트리스테인 성 아랫마을의 한구석에 있는 체르노보그 감옥에서 흙더미의

후케는 멍하니 침대에 누워서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일전에 '파괴의 지팡이'의 일건으로 사이토들에게 붙잡힌 '흙'계통의 주문을 득기로 하는 메이지이다.

그녀는 수많은 귀족들의 보물을 어지럽힌 유명한 도적이었기 때문에 마법위사대에게 넘겨져서는 곧바로 성아래에서 가장 감시와 방비가 엄중한 이곳, 체르노보그 

감옥에 쳐넣어진 것이다. 재판은 다음 주 중에 벌어지는 것 같지만..... 그만큼이나 나라 안의 귀족들의 프라이드를 상처입혔기 때문에 가벼운 형으로 끝날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아마도, 교수형. 잘해봐야 유배. 어느쪽이든 할케기니아의 땅을 두번다시 밟을 수는 없을것이다. 탈옥을 생각해봤지만, 후케는 곧바로 포기했다.
감옥 안에는 조잡한 침대와 나무로 된 책상 이외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다. 정중하게도, 식기까지 목제였다. 뭐, 금속제 스푼이 하나 있다고 해도, 

이 감옥을 어떻게 할 수 있는것도 아니다. 특기인 '연금'의 마법으로 벽이나 철격자를 흙으로 바꿔 탈옥하려 해도, 지팡이를 빼앗겼기 때문에 마법을 쓸 수 없다.

그야말로, 지팡이를 갖고 있지 않은 메이지는 무력하기 짝이 없다. 덤으로 벽이나 철겨자에는 마법의 장벽이 펼쳐져 있다. 설령 '연금'을 쓸 수 있다고 해도, 

여기서 탈옥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생각된다.

[정말, 연약한 여자 한명을 가두는데 이런 어마어마한 건 대체 어떻게 된거람?]

몹시 불쾌하다는 듯이 중얼거린다. 그리고 후케는 자신을 붙잡은 소년의 일을 생각한다.

[대단하잖아! 그녀석들!]

단순한 인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몹시 재빠른 움직임으로 후케의 골렘을 농락하고, 더군다나 '파괴의 지팡이'까지 사용해내 쓰러뜨려버렸다. 대체, 그 소년의

정체가 무엇일까? 하지만, 이제와서는 더이상 관계없는 일이다. 우선 자기로 하고..... 후케는 눈을 감았지만, 금방 반짝하고 눈을 떳다. 후케를 투옥하고 있는


감옥이 늘어져 있는 층 위에서, 누군가가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뚜벅, 뚜벅, 하는 발소리 안에, 차칵차칵하는 박차의 소리가 섞여있다. 누구일까? 위층에 

대기하고 있는 간수들이라면, 발소리에 박차의 소리가 섞일리가 없다. 후케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철격자 너머로 장신의 검은 망토를 두른 인물이 나타났다.

하얀 가면에 가려진 얼굴이 모이지는 않지만, 망토 안에서 긴 마법의 지팡이가 튀어나와있다. 아무래도 메이지인것 같다. 후케는 콧방귀를 꼈다.

[어머! 이런 밤늦은 시간에 손님이라니, 희한한일이네.]

망토의 인물은 척격저 너머에 선채, 후케를 살피는 듯이 입을 다물고 있었다. 후케는 금방, 아마도 자신을 죽이려 찾아온 자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나라안의

귀족들을 웃음거리로 만든 자신이다. 재판같은 미적지근한 일로는 귀찮아지니 자신을 처리할 생각이 틀림없다. 훔친 귀족들의 보물들 중에는 왕실에 무허가로 손에
넣은 금지물품이나 다른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물건들이 섞여있다. 그것이 밝혀지면 곤란한 귀족의 부하일지도 모른다. 입막음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보는바대로 여기에는 손님을 대접할만한 편리한 물건은 없어요. 그치만 뭐어, 한가한 대화나 나누려는 얼굴은 아닌것같네요.]

후케는 자세를 취했다. 잡혀있다고는 해도, 호락호락하게 당하고만 있을 생각은 없었다. 마법만이 아니라, 체술에도 어느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철격자 너머로 마법을 날린다면 손쓸 방도가 없다. 후케는 어떻게든 방심시켜, 안으로 끌여들이려는 것을 궁리했다. 검은 망토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아직 젊은,

강인한 목소리였다.

['흙더미'맞나?] [누가 붙여준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그렇게 불리고 있지.]

남자는 양팔을 벌려, 적의가 없는 것을 나타냈다.

[이야기를 하러 왔다.] [이야기?]

미심쩍은 목소리로 후케가 말했다.

[변호라고 해주려는 건가? 별난취미네.] [뭣하면 변호라도 해줘도 상관없네만? 마틸다 오브 사우스고타.]

후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것은, 예전에 버린, 아니, 버릴것을 강요받은 귀족의 이름이였다. 그 이름을 알고 있는 자는, 이젠 이세상에 남아있지 않을터였다.

[당신, 누구야?]

평정을 가장하려 했지만 무리였다. 떨리는 목소리로, 후케가 물었다. 남자는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다시한번 알비온을 따를 생각은 없는건가? 마틸다.] [설마! 아버지를 죽이고, 가문의 이름을 빼앗은 왕가를 따를 생각따위 애초부터 없어!]

후케는, 언제나의 차가운 태도를 벗어 내던지고 소리쳤다.

[착가하지마라. 특별히 알비온 왕가를 따르라고 말하고 있는게 아니다. 알비온 왕가는 무너진다. 그리 멀지 않아.] [무슨뜻이지?] [혁명이다. 무능한 왕가는 무너진다. 그리고, 우리들 유능한 귀족들이 다스리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트리스테인의 귀족이잖아. 알비온의 혁명이라는 것하고,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야?] [우리들은 할케기니아의 장래를 걱정해, 국경을 넘어 이어진 귀족의 연맹이다. 우리들에게 국경은 없다. 할케기니아는 우리들의 손으로 하나가 되어, 시조 브리밀이

광림(光臨)하신 '성지'를 되찾는 것이다.]

[멍청한 소린 하는게 아니야.]

후케는 엷은 웃음을 띄웠다.

[그래, 그 국경을 넘어선 귀족의 연맹이라는 분들이, 이 좀도둑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우리들은 우수한 메이지가 한명이라도 많이 필요하다. 협력해주지 않겠나? '흙더미'여.] [꿈의 그림은, 자면서 그리도록 해.]

후케는 손을 흔들었다. 할케기니아를 하나로 만들어? 트리스테인 왕국, 제정 게르마니아, 고향의 알비온 왕국, 그리고 가리아 왕국......, 아직도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나라끼리, 하나로 된다는 것은 꿈에서나 나올 이야기다. 게다가 '성지'를 되찾는다고? 저, 강력한 엘프놈들에게서? 할케기니아에서 동쪽으로 벗어나 있는 땅에

살고 있는 엘프들에 의해, '성지'를 빼앗긴지 수백년. 그때부터 몇번이나, 숱한 나라가 성지를 되찾으려고 병사들을 보냈지만, 그 때마다 무참한 패배를 당해왔다.

오랜 수명과 독특하게 솟은 귀, 문화를 가진 엘프들은, 그 전체가 강력한 마법사이면서, 우수한 전사인것이다. 같은 숫자로 싸운다면, 인간들에게 승리의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은 이 수백년간 할케기니아의 왕들이 배워온 것이다.

[난 귀족같은건 질색이고, 할케기니아의 통일따윈 흥미없어. 덤으로 '성지'를 되찾는다고? 엘프놈들이 거기에 있고 싶다고 말하면 좋을대로 하게 놔두면 되잖아?]

검은 망토의 남자는 허리에 매단 긴 손잡이의 지팡이를 손에 들었다.

['흙더미'여. 너는 선택할 수 있다.] [말해봐.] [우리들의 동지가 될것인가.....]

뒤는 후케가 이었다.

[여기서 죽을것인가, 일테지?] [그말대로. 우리들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살려둘 수는 없으니 말이다.] [정말로, 너희들 귀족이란 것들은, 곤란한 녀석들이야. 타인의 사정같은건 생각하지도 않으니깐 말야.]

후케는 웃었다.

[이런건 선택이 아냐. 강제잖아?]

남자도 웃었다.

[그렇다.] [그러면 딱 잘라서, 동료가 되라고 말하라구. 명령도 못하는 남자는 싫어.] [우리들과 함께 따라와라.]

후케는 팔짱을 끼고는, 물어보았다.

[너희들 귀족연맹이라는 것은, 뭐라고 부르면 될까.] [동료가 될것인가? 안될것인가? 어느쪽이냐.] [이제부터 깃발을 흔들 조직의 이름정도는, 먼저 듣고 싶은데.]

남자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들고, 철격자에 달린 자물쇠에 끼어넣으며 말했다.

[레콩 키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