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no Tsukaima Korean Version:Volume1 Chapter8

From Bak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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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트리스테인 마법학원에는 어젯밤부터 벌집으 쑤신듯한 소동이 이어지고 있었다. 뭐라해도, 비보(秘寶)인 '파괴의 지팡이'를 도둑맞은 것이다. 그것도 거대한 골렘이 벽을 파괴한다는 대담한 방법으로. 보물고에는 학원 안의 교사들이 모여 벽에 뚫려있는 커다란 구멍을 보고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벽에는 '흙더미'의 후케의 범행성명이 새겨져 잇었다.

{파괴의 지팡이, 확실히 접수했습니다. 흙더미의 후케.}

교사들은 각자 제멋대로 아우성치고 있었다.

[흙더미의 후케! 귀족들의 재보를 어지럽히고 다니는 도적인가! 마법학원에까지 손을 대다니! 어지간히도 얕보여지고 있지 않은가!] [위병은 대체 뭘하고 있었나?] [위병따윈 도움이 되지 않아! 어차피 평민이지 않은가! 그것보다 당직이었던 귀족은 누구였나!]

미세스 슈브르즈는 떨기 시작했다. 어젯밤의 당직은 그녀였다. 설마 마법학원을 노리는 도적이 있을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하고 당직을 땡땡이 치고는 자기방에서 쿨쿨 자고 있었던 것이다. 본래대로 라면 야간통행용의 문의 경비소에서 대기하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미세스 슈브르즈! 당직은 당신이지 않습니까!]

교사중 한사람이 빨리도 미세스 슈브르즈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오스만씨(氏)가 오기전에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하려는 것이다. 미세스 슈브르즈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기 시작했다.

[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운다고 해서 보물이 되돌아 오는건 아닙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파괴의 지팡이'를 변상해 줄 수 있는 겁니까!] [저 집을 지은지 얼마 안되서.....]

미세스 슈브르즈는 훌쩍훌쩍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자리에 오스만씨가 나타났다.

[이봐 이봐. 여성을 괴롭히지 말게.]

미세스 슈브르즈를 추궁하더 교사가 오스만씨(氏)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말입니다! 올드 오스만! 미세스 슈브르즈는 당직인데도 자실(自室)에서 쿨쿨 자고 있었습니다! 책임은 그녀에게 있습니다!]

오스만씨는 긴 수염을 매만지며 침을 튀겨가면서 흥분하는 교사를 바라보았다.

[미스터......, 뭐였더라?] [기트입니다! 잊으셨습니까!] [그래그래. 기트군. 그런 이름이었지. 자네는 쉬이 화를 내서 안돼. 그럼, 이 안에서 제대로 당직을 섰던 적이 있는 교사는 몇명이나 있으려나?]

오스만씨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교사들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 나서는 교사들은 없었다.

[그래, 이것에 현실일세.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우리들 전원인게야. 이 안에서 누구나....., 물론 나도 포함해서 말이네만...., 설마 이 마법학원이 도적에게 습격받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지. 뭐라해도,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가 메이지니 말일세. 누가 좋아해서 호랑이 굴에 들어오겠냐는 것이지. 하지만, 그것은 틀렸었다.]

오스만씨는 벽에 휑하니 뚫려있는 구멍을 바라보았다.

[보는 것처럼, 도적은 대담하게 숨어들고 '파괴의 지팡이'를 빼앗아 갔다. 즉, 우리들은 방심하고 있었던 것일세.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우리들 전원에게 있다고 말하지 않으면 안될게야.]

미세스 슈브르즈는 감격해서 오스만씨에게 달라붙었다.

[오오. 올드 오스만, 당신의 자비로운 마음씨에 감격했어요. 전 이제부터 당신을 아버지라고 부르겠습니다!]

오스만씨는 그런 슈브르즈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괜찮다. 괜찮아. 미세스......] [저의 엉덩이로도 좋으시다면! 그거야 뭐! 얼마든지! 예!]

오스만씨는 커흠하고 헛기침을 했다. 아무도 걸고 넘어가 주지 않는다. 분위기좀 풀어보려고 엉덩이를 만진것이다. 하지만 모두 똑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오스만씨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 범행의 현장을 지켜보고 있던건 누구인가?]

오스만씨가 물어보았다.

[이 세명입니다.]

콜베르가 척하고 걸어나와 자신의 뒤에서 기다리던 세명을 가리켰다. 루이즈와 큐르케, 타바사 세명이었다. 사이토도 옆에 있었지만 사역마였기 때문에 숫자에 들어가지 않았다.

[흠....., 자네들인가.]

오스만씨는 흥미롭다는 듯이 사이토를 바라보았다. 사이토는 어째서 자신이 빤히 바라봐져야 하는지 알지 못한채 긴장감에 굳어버렸다.

[자세하게 설명해주게.]

루이즈가 걸어나와 봤던 그대로를 설명했다.

[저, 커다란 골렘이 나타나서 여기의 벽을 부셨습니다. 어깨에 타고있던 검은 메이지가 이 보물고 안에서 무언가를...., 그 '파괴의 지팡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훔쳐낸 뒤에 다시 골렘에 어깨에 올라탔습니다. 골렘은 성벽을 넘어 걸어나가고는...., 마지막에는 무너져내려서는 흙이 되버렸습니다.] [그다음은?] [다음에는, 흙밖에 없었습니다. 어깨에 타고있던 검은 로브를 입은 메이지는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흠.....]

오스만씨는 수염을 쓰다듬었다.

[뒤를 쫓았어도, 단서는 없다라는 겐가.....]

그리고서 오스만씨는 생각났다는 듯이 콜베르에게 물었다.

[그런데, 미스 롱빌은 어디있는겐가?] [그것이 저어....., 아침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비상시에, 어디로 갔다는 겐가.] [어디일까요?]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미스 롱빌이 나타났다.

[미스 롱빌! 어디에 갔었습니까! 큰일입니다! 사건입니다!]

흥분한 어조로 콜베르가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미스 롱빌은 침착한 태도로 오스만씨에게 보고했다.

[죄송합니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조사하던 참이었습니다.] [조사?]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무렵, 일어났더나 큰소동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보물고는 보시는 바대로이고. 금세 벽에서 후케의 사인을 보았기 때문에 이일이 나라안의 귀족들을 떨게 만들고 있는 대도적이 한일이란 걸 알고 서둘러 조사에 나섰습니다.] [일처리가 빠르구먼. 미스 롱빌.]

콜베르는 미스 롱빌에게 서두르는 말투로 재촉했다.

[그래서, 결과는?] [예, 후케가 있는 곳을 알아냈습니다.] [뭐, 뭐라고요!]

콜베르가 괴상한 소리를 질렀다.

[누구한테 들은겐가? 미스 롱빌.] [예. 근처에 사는 농민에게 물어보았더니, 가까운 숲에 있는 폐가에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를 보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남자가 후케고, 폐가는 후케의 은신처가 아닐까 합니다.]

루이즈가 외쳤다.

[검은색 로브? 그것이 후케입니다! 틀림없어요!]

오스만씨는 날카로운 눈으로 미스 롱빌에게 물었다.

[거기는 가까운겐가?] [예. 도보로 반나절. 말로는 네시간정도 걸리는 곳이라고 할까요.] [서둘러 왕실에 보고하죠! 왕실위사대에게 부탁해서 병사들을 파견받지 않으면!]

콜베르가 외쳤다. 오스만씨는 고개를 흔들고선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노인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박력이었다.

[어리석은 것! 왕실따위에 알리는 사이에 후케는 놓치고 말아! 거기다....., 날아든 불똥하나 처리 못해서는 무엇이 귀족인가! 마법학원의 보물을 도둑맞았다! 이것은 마법학원의 문제인게야! 당연히 우리들이 해결해야지!]

미스 롱빌은 미소지었다. 마치 이 대답을 기다리고 있던 것같이. 오스만씨는 헛기침을 하고는 유지를 모았다.

[그럼, 탐색대를 편성한다.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자는 지팡이를 들어라.]

아무도 지팡이를 들지 않는다. 곤란하다는 듯이 얼굴을 마주 볼 뿐이었다.

[없는겐가? 이런? 무얼하나! 후케를 붙잡아서, 이름을 높이려고 생각하는 귀족은 없는겐가!]

루이즈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곧이어 슥하고 지팡이를 얼굴앞까지 들어올렸다.

[미스 바리엘!]

미세스 슈브르즈가 놀란 소리를 냈다.

[뭘 하고 있는 거예요! 당신은 학생이잖아요! 여기는 교사들한테 맡기고.....] [아무도 지팡이를 들지 않잖아요.]

루이즈는 꽉하고 입술을 세게 물고는 말했다. 입술을 가볍게 ㄱ자로 굽히고 진지한 눈을 한 루이즈는 늘름하고, 아름다웠다. 사이토는 입을 쩍 벌리고 그런 루이즈를 바라보았다. 루이즈가 그렇게 지팡이를 거는 것을 보고 투덜투덜 대며 큐르케도 지팡이를 들었다. 콜베르가 놀란 소리를 냈다.

[체르프스트! 자네도 학생이지 않은가!]

큐르케는 재미없다는 듯이 말했다.

[흥. 바리엘한테 지고 있을 수는 없어요.]

큐르케가 지팡이를 드는 것을 보고 타바사도 들었다.

[타바사. 너는 됐어. 관계없으니까.]

큐르케가 그렇게 말하자 타바사는 짧게 대답했다.

[걱정.]

큐르케는 감동한 얼굴로 타바사를 바라봤다. 루이즈도 입술을 깨물고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마워.....타바사....]

그런 세명의 모습을 보고 오스만씨는 웃었다.

[그런가. 그럼, 부탁하기로 할까.] [올드 오스만! 저는 반대입니다! 학생들을 그런 위험에 처할 수는!] [그럼, 자네가 갈텐가? 미세스 슈브르즈.] [아, 아니요...... 저는 몸상태가 안좋아서.....] [그녀들은 적을 보고 있네. 거기다, 미스 타바사는 젊은나이에 슈발리에의 칭오를 얻은 기사라고 들었네만?]

타바사는 대답하지 않고 그냥 멍하게 서있었다. 교사들은 놀랐다는 듯이 타바사를 바라보았다.

[정말이야? 타바사.]

큐르케도 놀라고 있다. 왕실에서 내려지는 작위라고 해도, 최하급의 '슈발리에'의 칭호이지만 타바사의 나이에 그것을 받았다고 한다면 놀랄만한 일이다. 남작이나 자작의 작위라면, 영지를 산느 것으로 손에 넣을 수도 있지만 슈발리에만은 다르다. 순수하게 업적에 따라 내려지는 작위....., 실력의 칭호인 것이다. 보물고 안이 술렁거렸다. 오스만씨는 그 뒤에 큐르케를 바라보았다.

[미스 체르프스트는 게르마니아의 우수한 군인을 수없이 배출한 집안 출신이고, 그녀 자신의 화염의 마법도 상당히 강력하다고 듣고있네만?]

큐르케는 득의양양하게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그리고 루이즈가 자신의 차례라는 듯이 귀엽게 가슴을 폈다. 오스만씨는 곤란하게 되었다. 칭찬할 구석이 그리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어흠, 하고 헛기침을 하고는 오스만씨는 눈길을 피했다.

[그......, 미스 바리엘은 수많은 우수한 메이지를 배출한 바리엘 공작가의 여식이고, 음, 뭐냐, 장래유망한 메이지라고 들었네만? 거기다 그 사역마는!]

그리고서 사이토를 뜨거운 눈길로 바라봤다.

[평민이면서 저 그라몬 원수의 아들인 기슈 드 그라몬과 결투해서 이겼다는 소문이네만.]

오스만씨는 생각했다. 그가 정말로, 정말로 전설의 '간달브'라면..... 흙더미의 후케한테 뒤질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콜베르는 흥분한 어조로 뒤를 이었다.

[그렇습니다! 뭐라해도, 그는 간다....]

오스만씨는 당황해서 콜베르의 입을 막았다.

[므그! 하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예!]

교사들은 완전히 입을 다물고 말았다. 오스만씨는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세명에게 이길수 있는 자가 있다면 앞으로 한 걸음나오게.]

아무도 없었다. 오스만씨는 사이토를 포함한 4명에게 돌아섰다.

[마법학원은 제군들의 노력과 귀족의 의무에 기대하고 있네.]

루이즈와 타바사, 큐르케는 진지한 얼굴로 직립하고는 [지팡이에 걸고!]라고 동시에 외쳤다. 그리고 스커트의 끝자락을 잡고서 공손하게 인사했다. 사이토도 서둘러서 흉내를 냈다. 스커트를 입고 있지 않아기에 웃옷의 옷자락으로 참는다.

[그럼 마차를 준비하도록 하지. 그걸로 향해주게나. 마법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온존해두게나. 미스 롱빌!] [예. 올드 오스만.] [그녀들을 도와주게나.]

미스 롱빌은 머리를 숙였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네사람은 미스 롱빌을 안내역으로 삼아 서둘러 출발했다. 마차라고는 해도 지붕이 없는 짐마차같은 마차였다. 습격받았을 때에 곧바로 밖으로 뛰어나갈 수 있는 쪽이 좋다고 생각해 이런 마차로 한 것이다. 미스 롱빌이 마부를 자청했다. 큐르케가 담담히 말고삐를 잡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미스 롱빌....., 고삐같은건 시종에게 시켜도 되지 않나요.]

미스 롱빌은 빙그시 웃었다.

[괜찮습니다. 저는 귀족의 자격을 잃은 사람이니까요.]

큐르케는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당신은 올드 오스만의 비서잖아요?] [예에. 하지만, 오스만씨는 귀족이나 평민이라는 것에 그다지 얽매이지 않는 분이세요.] [괜찮으시다면, 사정을 들을 수 있을까요.]

미스 롱빌은 상냥한 웃음을 띄웠다. 그것은 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괜찮잖아요. 가르쳐 주세요.]

큐르케가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마부석에 앉아있는 미스 롱빌에게 조금식 다가갔다. 루이즈가 그 어깨를 붙잡았다. 큐르케는 뒤를 돌아보고 루이즈를 노려보았다.

[뭐야. 바리엘.] [그만 두란 말야. 옛날 일가지고 꼬치꼬치 캐묻는 건.]

큐르케는 흥하고 콧방귀를 끼고는 짐받이의 선반에 기대어 머리 뒷쪽에 깍지를 꼈다.

[한가하니까 수다라도 떨까하고 생각한것 뿐이야.] [너희 나라에선 어떨지 몰라도, 들려주고 싶지 않은걸 억지로 캐내는건 트리스테인에서는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야.]

큐르케는 거기에 대답하지 않고 다리를 꼬았다. 그리고 심술섞인 말투로 말했다.

[정말이지...., 네가 폼잡은 덕분에 말려들었잖아. 뭐가 아쉬워서 도둑퇴치 따윌....]

루이즈는 큐르케를 힐끗 째려봤다.

[말려들어? 너는 자기가 지원했잖아.] [너 혼자서는 사이토가 위험하잖아. 그렇지, 제로의 루이즈.] [어째서야?] [정작, 그 커다란 골렘이 나타나면 너는 어차피 도망쳐서는 뒤에서 구경만 할거지? 사이토를 싸우게 하고는 자기는 높은데서 구경. 그렇잖아?] [누가 도망간다는 거야. 내 마법으로 어떻게든 할거야.] [마법? 누가? 웃기지 말아줄래!]

두사람은 다시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다. 타바사는 변함없이 책을 읽고 있다.

[싸우지좀 마라! 좀!]

사이토가 두사람 사이에 들어가 말렸다.

[뭐, 좋을대로 해. 아무쪼록, 다치지만 말아.]

큐르케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훨훨 흔들었다. 루이즈는 꽉하고 입술을 깨물고 있다.

[그럼 달링. 이거 써줄거지?]

큐르케가 색기가 듬뿍담긴 시선을 사이토에게 보내고 자신이 사온 검을 넘겨주었다.

[아, 아아....]

사이토는 그것을 받았다.

[승부에 이긴건 나. 불만은 없는거지? 제로의 루이즈.]

큐르케가 사이토에게 검을 넘겼다. 루이즈는 힐끗 두사람의 모습을 보았지만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마차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갔다. 울창한 숲이 다섯명의 공포를 부추긴다. 한낮인데도 어둑어둑해서 어쩐지 기분이 나쁘다.

[여기서부터 앞은 도보로 가죠.]

미스 롱빌은 그렇게 말하자 전원이 마차에서 내렸다. 숲을 지나는 길에서 작은 길이 이어져있다.

[왠지, 어두워서 무서워....., 싫다....]

큐르케가 사이토의 팔에 팔짱을 꼈다.

[너무 붙지는 마.] [그치만-, 어엄청, 무서운 걸.]

큐르케는 거짓말같은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말투로 말했다. 사이토는 루이즈가 신경쓰여서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루이즈는 흥하고는 외면했다.


일행은 확 트인 장소로 나왔다. 숲 안의 공터라고 하는 풍정이 있다. 얼추 마법학원의 중앙정원정도의 넓이다. 한가운데에 확실히 폐가가 있었다. 원래는 나무꾼들이 사용하던 오두막이었을까. 완전히 썩어버린 숯을 굽는데 사용한 가마와 벽판이 어긋난 창고가 옆에 나란히 있었다. 다섯명은 오두막의 안에서 보이지 않도록 수풀 속에 몸을 숨기고 폐가를 바라보았다.

[제가 들은 정보대로라면 저 안에 있을 겁니다.]

미스 롱빌이 폐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후케는 저 안에 있는 것일까? 사이토들은 천천히 상담하기 시작했다. 어찌됐든, 저 안에 있다고 하면 기습이 제일이다. 자고있다면 더욱더 좋다. 타바사는 착하고 땅바닥에 정좌하고는 모두에게 자신이 세운 작전을 설명하기 위해 지팡이를 가지고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선, 정찰 겸 미끼가 오두막 옆까지 다가가서 안쪽을 확인한다. 그리고, 안에 후케가 있다면 후케를 도발해서 밖으로 나오게한다. 오두막 안에는 골렘을 만들어낼만한 흙은 없다.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특기인 흙골렘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후케가 밖으로 나왔을 때 마법으로 일제히 공격한다. 흙골렘을 만들어 낼 틈을 주지 않고 집중포화로 후케를 붙잡는것이다.

[그런데, 정찰 겸 미끼는 누가 하는거야?]

사이토가 물어봤다. 타바사는 짧게 말했다.

[재빠른 사람.]

전원 일제히 사이토를 바라봤다. 사이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냐.]

사이토는 큐르케한테 받은 명검을 칼집에서 뽑았다. 왼손의 룬이 빛나기 시작한다. 그것과 동시에 몸에 날개라도 돋은듯이 가벼워진다. 휙하고 한걸음 만에 오두막 옆에까지 다가갔다. 창문에 다가가서 조심조심 안을 훔쳐보았다. 오두막 안은 방 한개로 이루어져 있었다. 방 한 가운데에 먼지가 쌓인 테이블과 널부러진 의자가 보였다. 무너진 난로도 보인다. 테이블 위에는 술병이 굴러다니고 있다. 그리고 방 한구석에 장작이 쌓여져 있다. 역시 숯을 만드는 오두막이었던 같다. 장작의 옆에는 벽장이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커다란 상자도 있다. 안에는 사람의 기척은 없다. 어디에도 사람이 숨을 만한 장소는 보이지 않는다. 역시, 여기에는 이제 없는 것일까? 하지만, 상대는 메이지의 도적, 흙더미의 후케이다.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사이토는 잠시 생각한 뒤에 모두를 부르기로 했다. 사이토는 머리 위에다 팔을 교차했다. 아무도 없을 때의 사인이다. 숨어있던 전원이 살금살금 다가왔다.

[아무도 없는데.]

사이토는 창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타바사가 문을 향해 지팡이를 흔들었다. [함정은 없는것 같아.] 라고 중얼거리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큐르케와 사이토가 뒤를 잇는다. 루이즈는 밖에서 경계하겠다고 말하곤 밖에 남았다. 미스 롱빌은 근처를 정찰하고 오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숲 안쪽으로 사라졌다.


오두막에 들어온 사이토들은, 후케가 남기고 간 단서가 없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바사가 벽장 안에서 '파괴의 지팡이'를 찾아냈다.

[파괴의 지팡이.]

타바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을 들어올리고 모두에게 보여줬다.

[어이 없어라!]

큐르케가 외쳤다. 사이토는 그 '파괴의 지팡이'를 보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야, 야. 그거, 정말로 '파괴의 지팡이'라는 거야?]

사이토는 놀라서 말했다.

[맞아. 나, 본적이 있는 걸. 보물고를 견학했을 때.]

큐르케가 끄덕였다. 사이토는 가까이 다가가서 '파괴의 지팡이'를 자세히 쳐다보았다. 틀림없다. 이것은....... 그때, 밖을 경계하고 있던 루이즈의 비명이 들려왔다.

[꺄아아아아아아!] [무슨일이야! 루이즈!]

일제히 문을 박차고 나왔을 때.... 투쿵-하는 소리를 내며 오두막의 지붕이 날아갔다. 지붕이 없어진 덕분에 하늘이 잘 보였다. 그리고 파란 하늘을 뒤로 거대한 후케의 흙골렘의 모습이 보였다.

[골렘!]

큐르케가 외쳤다. 타바사는 맨 먼저 반응했다. 자신의 키보다고 긴 지팡이를 흔들고 주문을 외웠다. 거대한 회오리 바람이 치솟아 올라 골렘에 부딪힌다. 하지만 골렘은 꿈적도 하지 않는다. 큐르케는 가슴에 찔러둔 지팡이를 꺼내들고 주문을 외웠다. 지팡에에서 불길이 뻗어나와 골렘을 화염에 감싼다. 하지만, 불길에 휩싸여도 골렘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무리야 이런건!]

큐르케가 외쳤다.

[퇴각.]

타바사가 중얼거린다. 큐르케와 타바사는 단번에 도망가기 시작했다. 사이토는 루이즈의 모습을 찾았다. 있다! 골렘의 배후에 서있었다. 루이즈는 룬을 중얼거리며 골렘에게 지팡이를 흔들었다. 거대한 골렘의 표면에서 무언가가 튀었다. 루이즈의 마법이다! 루이즈를 눈치챈 골렘이 뒤돌아본다. 오두막의 입구에 서있던 사이토는 이십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루이즈를 향해서 소리쳤다.

[도망가! 루이즈!]

루이즈는 입술을 깨물었다.

[싫어! 저녀석을 붙잡는다면, 더이상 아무도 나를 제로의 루이즈라고 부르지 않을꺼야!]

눈은 진지했다. 골렘은 근처에 서있는 루이즈를 해치우냐, 도망가는 큐르케들을 쫓느냐에 망설이는지 머리를 갸웃했다.

[야 임마! 골렘의 크기를 봐라! 저런 녀석을 이길 수 있을리가 없잖아!] [해보지 않고선, 모르는 거잖아!] [무리라니깐!]

사이토가 그렇게 말하자, 루이즈는 사이토를 노려보았다.

[네가 말했었잖아.] [어?] [기슈한테 엉망진창으로 맞았을 때, 몇번이고 일어서서, 말했었잖아. 숙이기 싫은 머리는 숙일 수 없다고!] [그거야, 말했었지만!] [나도 마찬가지야. 조그맣긴 해도, 프라이드란게 있단말야. 여기서 도망가면, 제로의 루이즈니까 도망갔다고 말 할꺼야!] [괜찮잖아! 말하라 그래!] [나는 귀족이야.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을 귀족이라고 하는게 아냐.]

루이즈는 지팡이를 꽉 쥐었다.

[적에게 뒤를 보이지 않는 사람을, 귀족이라고 부르는 거야!]

골렘은 아무래도 루이즈를 먼저 처리하기로 정한것 같다. 골렘의 거대한 다리가 들어올려져, 루이즈를 밟아 죽이려 했다. 루이즈는 마법을 영창하고 지팡이를 흔들었다. 하지만...., 역시 골렘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 파이어볼이라도 외우려 한 것 같지만 실패한것 같았다. 골렘의 가슴이 작게 폭발하는 것이 보였지만 그것 뿐이었다. 골렘은 꿈적도 않는다. 흙이 약간 떨어져내린 것 뿐이다. 사이토는 검을 쥐고서 뛰쳐나갔다. 루이즈의 눈앞에 골렘의 발이 다가왔다. 루이즈는 눈을 감았다 그때, 바람과 같이 달려온 사이토가 루이즈의 몸을 끌어안고서 지면에 굴렀다.

[죽을 셈이냐! 너!]

사이토는 자기도 모르게 루이즈의 뺨을 때렸다. 짜악, 하고 마른 소리가 울렸다. 루이즈는 멍해지고는 사이토를 바라봤다.

[귀족의 프라이드가 어쨌다는 거야! 죽으면 그걸로 끝이잖아! 멍청아!]

루이즈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하고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울지마!] [하지만....., 분하단 말야..... 나..... 항상 바보취급당하고....]

눈앞에서 울려버리자 사이토는 곤란해졌다. 제로제로라고 항상 바보취급당해서 어지간히 분했던 것이 틀림없다. 기슈와 결투했을 때도, 루이즈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었던 것이 생각난다. 루이즈는 성격이 드세고, 건방지지만...... 사실은 이런 싸움 같은건 싫어하는, 단지 여자아이인 것이다..... 루이즈는 단정한 얼굴을 엉망으로 찡그리며 울고 있었다. 어린아이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울고 있는 루이즈를 곁에서 달랠만한 상황은 아니였다. 뒤로 돌아보자, 거대한 골렘이 커다란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조금은 조용히 해달라고!]

사이토는 루이즈를 안아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골렘은 쿠웅쿠웅하는 땅울림소리를 내며 쫓아오고 있었다. 크기만 하고 움직임은 그다지 재빠르지 않다. 달리고 있는 사이토와 속도는 그다지 차이나지 않는다. 풍룡이 두사람을 구하려고 날아왔다. 사이토들의 눈앞에서 착지한다. [타!]풍룡에 타고 있는 타바사가 외쳤다. 사이토는 루이즈를 풍룡의 위로 밀어올렸다.

[당신도 빨리.]

타바사가 희한하게도 초조한 기색으로 사이토에게 말했다. 하지만 사이토는 풍룡에 타지않고 쫓아오는 골렘에게 돌아섰다.

[사이토!] 드래곤에 탄 루이즈가 소리쳤다. [어서 가!]

타바사는 무표정으로 사이토를 바라보았지만, 쫓아오는 골렘이 주먹을 들어올리는 것을 보고 할 수 없이 풍룡을 날아오르게 했다. 부웅! 아슬아슬하게, 풍압과 함께 사이토가 있던 지면에 골렘의 주먹이 파고든다. 사이토는 뛰쳐올라 주먹을 피한다. 골렘이 주먹을 들어올리자 쑤욱하고 지면에서 골렘의 주먹이 빠진 자리에 직경 1미터 정도의 커다란 구멍이 나있었다. 사이토는 작게 중얼거렸다.

[분하다고 해서 울지는 말라고 바보. 어떻해서든 이기고 싶어지잖아.]

거대한 골렘을 바로 정면에서 노려보았다.

[얕보는 거냐. 기껏 흙더미 주제에.]

검을 꽉하고 힘껏 잡는다.

[이쪽은, 제로의 사역마다 이거야!]

제 5화 파괴의 지팡이

[사이토!]

루이즈는 상승하는 풍룡의 위에서 뛰어내리려 했다. 타바사가 그런 루이즈를 껴안아서 말렸다.

[사이토를 구해줘!]

루이즈는 소리쳤다. 타바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다가갈수 없어.]

다가가려고 하면 골렘이 주먹을 무턱대고 휘두르기 때문에 타바사는 사이토에게 사역마를 보내는 일이 불가능했다.

[사이토!]

루이즈가 다시 한번 소리쳤다. 사이토가 검을 쥐고서 골렘과 대치하는 것이 보였다.


골렘의 주먹이 바람소리를 내며 날아온다. 주먹은 도중에 강철 덩어리로 바뀐다. 사이토는 검으로 받아넘겼다. 카키잉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고는 검이 뿌리부분부터 부러졌다. 사이토는 어안이 벙벙했다. 뭐가 게르마니아의 연금술사 슈페경이 두드린 걸작이냐! 순 사기잖아! 골렘의 주먹이 운다. 사이토는 뛰어서 그것을 피했다. 골렘에게서 도망다니는 사이토를 보고 풍룡의 위에서 루이즈는 혀를 찼다.


루이즈는 고전하는 사이토를 조마조마하며 바라보았다. 어떻해서라도 자신이 도와줄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때, 타바사가 안고 있던 '파괴의 지팡이'에 눈치챘다.

[타바사! 그걸!]

타바사는 끄덕이고 루이즈에게 '파괴의 지팡이'를 넘긴다. 기묘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런 매직아이템은 본적이 없다. 하지만, 자신의 마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이것밖에 기댈게 없다. 사이토의 모습을 본다. 루이즈는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눈을 크게 뜬다.

[타바사! 나한테 '레비테이션'을 걸어줘!]

그렇게 소리치고, 루이즈는 드래곤의 위에서 지면으로 몸을 던졌다. 타바사는 서둘러 루이즈에게 주문을 걸었다. '레비테이션'의 주문으로 지면에 천천히 내려가는 루이즈는 사이토와 싸우고 있는 골렘을 향해 '파괴의 지팡이'를 흔들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파괴의 지팡이'는 그대로 침묵하고만 있다.

[정말로 마법의 지팡이인거야! 이거!]

루이즈는 소리쳤다. 담겨져 있는 마법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조건이 필요한 것일까?

사이토는 루이즈가 지면에 내려서는 것을 보고 혀를 찼다. 저 말괄량이가! 풍룡의 위에서 얌전히 있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루이즈가 갖고 있는 '파괴의 지팡이'에 눈이 멈춘다. 아무래도 루이즈는 그녀석의 사용법을 모르는 것 같아 우물쭈물하고 있다. 사이토는 루이즈를 향해 달려갔다. 저거라면......, 이 골렘을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몰라!

[사이토!]

달려온 사이토에게 루이즈가 외쳤다. 사이토를 루이즈의 손에서 '파괴의 지팡이'를 빼앗아 들었다.

[사용법을 모르겠어!] [이건 말야...., 이렇게 쓰는거야.]

사이토는 '파괴의 지팡이'를 쥐고서 안전핀을 뽑았다. 리어커버를 벗긴다. 인너 튜브를 밀어냈다. ......어째서 자신이 이런 걸 다룰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지금은 고민할 때가 아니다. 튜브에 장치된 조준기를 세운다. 그 모습을 루이즈는 아연히 바라보았다. 사이토는 '파괴의 지팡이'를 어깨에 걸고서 프론트 사이트를 골렘에게 맞춘다. 거의 직접조준이다. 거리가 가깝다. 잘못하면 안전장치가 움직여서 명중하더라도 폭발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될대로 되라, 라고 생각하며 루이즈에게 소리쳤다.

[뒤에 서지마. 분사가스가 나간다.]

루이즈는 서둘러서 몸을 피했다. 골렘이 쿠웅쿠웅하고 땅울림을 내면서 사이토들에게 다가왔다. 안전장치를 풀고, 트리거를 누른다. 슈팡하는 마개가 빠지는 소리를 내고서 하얀 연기를 뿜으면서 날개를 단 로켓 모양같은 것이 골렘에게 빨려들어간다. 그리고 겨냥이 빛나가지 않고 골렘에게 명중한다. 빨려들어간 탄두가 골렘의 몸에 박히고 거기서 신관을 작동시켜 폭발한다. 사이토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귀를 찢을 것같은 폭음이 울리고 골렘의 상반신이 산산조각으로 흩어졌다. 흙덩어리가 비처럼 주변에 쏟아져 내린다. 사이토는 천천히 눈을 떳다. 하얀 연기 속에서 골렘의 하반신만이 서있었다. 하반신만 남은 골렘은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가려고 했지만..... 푹하고 무릎을 꺽고는 그대로 움직이지 않게됬다. 그리고, 폭포처럼 허리 부분부터 무너져 내려...., 단순한 흙덩어리로 변해갔다. 이전번과 마찬가지로, 뒤에 남은건 작은 흙산이었다. 루이즈는 그 모습을 아연히 바라보았지만, 허리가 바졌는지 비척비척 지면에 주저앉았다. 나무그늘에 숨어있던 큐르케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사이토는 한숨을 쉬고서 가만히 서있었다.


큐르케가 안기며 달라붙었다.

[사이토! 대단해! 역시 달링이야!]

윈드드래곤에서 내린 타바사가 무너져내린 후케의 골렘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후케는 어디?]

전원은 일제히 핫하고 정신을 차렸다. 주변을 정찰하러 간 미스 롱빌이 수풀 안에서 나타났다.

[미스 롱빌! 후케는 어디에서 저 골렘을 조종하고 있던 걸까.]

큐르케가 그렇게 물어보자 미스 롱빌은 모르겠다고 말하는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네명은 솟아오른 작은 흙동산의 안을 찾기 시작했다. 사이토는 그 모습을 방심한듯이 바라보았다. 그리고서 '파괴의 지팡이'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이녀석이 이 세계에....., 라고 멍하니 생각한다. 살짝 미스 롱빌의 손이 뻗어와 방신한 사이토의 손에서 '파괴의 지팡이'를 빼앗았다. [롱빌씨?] 사이토는 의아하게 생각해 미스 롱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스 롱빌은 조금 물러서고는 네명에게 '파괴의 지팡이'를 들이댔다.

[수고했어.] [미스 롱빌!]

큐르케가 소리쳤다.

[무슨 짓입니까?]

루이즈도 아연히 미스 롱빌을 바라보았다.

[방금전의 골렘을 조종하고 있던건, 나.] [에, 그럼......, 당신이.....]

눈앞의 여성은 안경을 벗었다. 상냥해보이던 눈이 치켜올라가, 맹금류같은 눈초리로 바뀐다.

[그래. '흙더미'의 후케. 과연 '파괴의 지팡이'네. 나의 골렘이 산산조각났잖아!]

후케는 방금 사이토가 했던 것처럼 '파괴의 지팡이'를 어깨에 걸치고 네명을 겨냥했다. 타바사는 지팡이를 흔들려 했다.

[앗차. 움직이지 말아줄래? 파괴의 지팡이는 딱마침 너희들을 노리고 있어. 전원 지팡이를 멀리 던지도록 해.]

할 수 없이, 루이즈들을 지팡이를 집어던졌다. 이것으로 더이상 메이지는 마법을 외울 수 없는 것이다.

[거기 재빠른 사역마군은, 그 부러진 검을 던져. 너는 무기를 잡으면 아무래도 민첩해지는것 같으니까.]

사이토는 시킨대로 했다.

[어째서!?]루이즈가 그렇게 소리치자 후케는, [그렇네,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것 같으니...... 설명해 주지.]

라고 말하고 요염한 웃음을 띄웠다.

[나는 말야, 이 '파괴의 지팡이'를 빼앗은 것까진 좋았는데, 사용법을 알 수 없었던 거야.] [사용법?] [그래. 아무래도, 흔들어도 마법을 걸어봐도 이 지팡이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질 않는걸. 곤란하단 말야. 가지고 있어도 사용법을 모른다면, 보물을 가지고도 썩히는 거잖아. 그렇지않아?]

루이즈가 뛰쳐나가려했다. 사이토는 그 어깨에 손을 얹었다.

[사이토!] [지껄이게 내버려둬.] [제법 똑똑한 사역마네. 그럼, 계속하도록 할게. 사용법을 알 수 없었던 나는 너희들에게 이걸 쓰게 해서 사용법을 알아보자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우리들을 여기까지 데리고 왔다는 거네.] [그래. 마법학원의 관계자라면 알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잖아?] [우리들 중에서 누구도 알지 못했다면 어떻할 생각이었어?] [그럴 때에는, 모두 골렘으로 밟아죽여서, 그 다음 녀석들을 데리고 오는거지. 하지만, 그 수고는 덜게 되었네. 이렇게, 제대로 사용법을 가르쳐주었잖아.]

후케가 웃었다.

[그럼, 고맙다는 말은 해둘게. 짦은 시간이었지만 재밌었어. 안녕.]

큐르케는 포기하고 눈을 감았다. 타바사도 눈을 감았다. 루이즈도 눈을 감았다. 사이토는, 눈을 감지 않았다.

[용감하네.] [아니, 조금 틀려.]

사이토는 검을 주워들었다. 후케는 서둘러 사이토가 했던 것처럼 '파괴의 지팡이'의 스위치를 눌렀다. 하지만, 아까전과 같은 마법은 날아가지 않았다.

[어, 어째서!]

후케는 다시 한번 스위치를 눌렀다.

[그건 단발이라서 말야. 마법따위가 아니야.] [다, 단발? 무슨 뜻이야!]

후케는 소리쳤다.

[말해줘도 모르겠지만 말야, 그녀석은 이쪽 세계의 마법의 지팡이 따위가 아냐.] [뭐라고!]

후케는 '파괴의 지팡이'를 내던지고는 지팡이를 잡으려 했다. 사이토는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후케의 배에 검의 손잡이를 박았다.

[그녀석은, 우리 세계의 무기다. 아마 'M72 로켓런쳐'라고 하던가.]

후케는 지면에 무너지듯 쓰러졌다. 사이토는 '파괴의 지팡이'를 주워들었다.

[사이토?]

루이즈들을 눈을 동글게 뜨고는 사이톨르 바라보았다. 사이토가 말했다.

[후케를 붙잡아서, '파괴의 지팡이'를 되찾았다고.]

루이즈, 큐르케, 타바사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는 사이토에게 달려갔다. 사이토는 복잡한 기분을 안고서 세명과 포옹했다.


학원장실에서 오스만씨는 돌아온 네명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흠...... 미스 롱빌이 흙더미의 후케였다고는...... 미인이였길래 아무런 의심없이 비서로 채용해버렸군.] [대체, 어디서 채용하셨습니까?]

옆에 서있던 콜베르가 물어봤다.

[거리의 술집에서야. 나는 손님으로, 그녀는 급사를 하고 있었네만, 무심코 이 손이 엉덩이를 쓰다듬어서 말일세.] [그래서?]

콜베르가 재촉했다. 오스만씨는 쑥쓰러운듯이 고백했다.

[어흠. 그리해도 화를 내지 않길래, 비서가 되지 않겠나하고 물어보았네.] [어째서?]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투로 콜베르가 물어보았다.

[카앗-!]

오스만씨는 눈을 부라리고 소리쳤다. 노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박력이었다. 그리고서 오스만시는 커흠하고 헛기침을 하고 정색했다.

[덧붙여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말일세.] [돌아가시는 편이 좋으신게 아닌지?]

콜베르가 나직이 말했다. 오스만씨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콜베르를 향해서 장중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마법학원에 들어오기 위한 후케의 술책인게 틀림없네. 선술집에서 쉬고있던 내앞에 몇번이고 나타나서, 상냥하게 술을 권하더군. 마법학원장은 남자다우셔서 가슴이 떨려요, 라고 몇번이나 아양을 떨더니....., 마지막에는 엉덩이를 마져도 화내지 않아. 나에게 반했나? 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그렇지? 응?]

콜베르는 무심코 후케의 그 수법에 넘어가, 보물고 벽의 약점에 대해 말하고 만것을 생각해냈다. 그 일은 자신의 가슴에 묻어두기로 생각하면서, 오스만씨와 맞장구친다.

[그, 그렇군요! 미인은 단지 그것만으로도, 못된 마법사이지요!] [그말 대로일세! 자네 참 멋진말을 하는구먼! 콜베르군!]

사이토와 루이즈, 그리고 큐르케와 타바사는 어이없이 그런 두사람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학생들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고 올드 오스만은 쑥쓰러운듯이 헛기침을 하고는 엄격한 표정을 해보였다.

[그럼, 자네들은 후케를 잘도 잡아, '파괴의 지팡이'를 되찾아 왔네.]

자랑스럽게, 사이토를 뺀 세명이 경례를 했다.

[후케는, 성의 위사에게 넘겼네. 그리고, '파괴의 지팡이'는 무사히 보물고에 넣어두었다. 한건 해결인게야.]

오스만씨는 한명씩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네들의 '슈발리에'의 작위신청을 궁전에 제출해두었네. 나중에 심사가 있을게야. 라고는 해도, 미스 타바사는 이미 '슈발리에'의 작위를 가지고 있으니, 정령훈장의 수여를 제출해두었다.]

세명의 얼굴이 화악하고 밝아진다.

[사실입니까?]

큐르케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일세. 괜찮아, 자네들은 그정도의 일을 한게야.]

루이즈는 아까전부터 기운이 없어보이는 사이토를 바라봤다.

[.......올드 오스만. 사이토에게는, 아무것도 없는건가요?] [안타깝지만, 그는 귀족이 아닐세.]

사이토가 말했다.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오스만씨는 탁탁하고 손뼉을 쳤다.

[자 그럼, 오늘 밤음 '브릭의 무도회'일세. 보는 것처럼 '파괴의 지팡이'도 돌아왔고, 예정대로 치러질 걸세.]

큐르케의 얼굴이 확하고 밝아진다.

[그랬었죠! 후케이 소동으로 잊고 있었어요!] [오늘의 무도회이 주역은 자네들일세. 준비를 해두게나. 열심히 꾸며두는게야.]

세명은 절을 하고는 문을 향했다. 루이즈는 사이토를 살짝 바라보았다. 그리고, 멈춰선다.

[먼저가도 돼.]

사이토가 말했다. 루이즈는 걱정된다는 듯이 바라보았지만 끄덕이고는 방을 나갔다. 오스만씨는 사이토를 향해 돌아섰다.

[무언가, 나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는게로군.]

사이토는 끄덕였다.

[말해보거라. 될 수 있는한 힘이 되어주지. 자네에게 작위를 주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최소한의 감사일세.]

그리고서 오스만씨는 콜베르에게 퇴실을 재촉했다. 두근두근거리며 사이토의 이야기를 기다리던 콜베르는 투덜투덜 거리며 방을 나갔다. 콜베르가 나간 뒤에 사이토는 입을 열었다.

[저 '파괴의 지팡이'는 제가 원래 있던 세계의 무기입니다.]

오스만씨의 눈이 빛났다.

[흠. 원래 있던 세계라는 것은?] [저는, 이쪽 세계의 사람이 아닙니다.]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저는, 루이즈의 '소환'으로 이쪽 세계로 불려진 겁니다.] [과연. 그런 것인가....]

오스만씨는 눈을 가늘게 떳다.

[저 '파괴의 지팡이'는 저희 세계의 무기입니다. 저것을 여기로 가지고 온것은 누구입니까?]

오스만씨는 한숨을 쉬었다.

[저것을 나에게 준것은 내 생명의 은인일세.] [그 사람은 어떻게 됐습니까? 그 사람은 저와 같은 세계의 사람입니다. 틀림없어요.] [죽어버렸네. 지금부터 삼십년 전의 옛날 이야길세.] [뭐라고요?] [삼십년 전, 숲을 산책하고 있던 나는 와이번에게 습격당했지. 거기서 나를 구해준 것이 저 '파괴의 지팡이'의 주인이었네. 상처를 입고 있었지. 나는 그를 병원으로 옮기고 열심히 간호했다. 하지만, 간호한 보람없이.....] [죽어버린 겁니까?]

오스만씨는 끄덕였다.

[나는 그가 사용했던 한자루는 무덤에 같이 묻고, 나머지 한자루를 '파괴의 지팡이'라고 이름붙여 보물고에 넣어두었지. 은인의 유품으로써...]

오스만씨는 어딘가 먼곳을 보는 눈이 되었다.

[그는 침대 위에서 죽을 때까지 헛소리 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지. '여기는 어디냐.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분명, 그는 자네와 같은 세계에서 온것일테지.] [대체, 누가 이쪽 세계에 그사람을 부른겁니까?] [그건 모르네. 어떤 방법으로 그가 이쪽 세계로 온것인지, 최후까지 알 수 없었다.] [제길! 모처럼 단서를 찾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이토는 한탄했다. 찾아낸 단서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아무래도 그는, 어딘가의 나라의 군인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 이쪽 세계로 온것일까. 알고싶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알 방법은 없었다. 오스만씨는 사이토의 왼손을 잡았다.

[자네의 그 룬.....] [아아, 이녀석도 묻고 싶었어요. 이 문자가 빛나면 왠지 무기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됩니다. 검뿐만이 아니라 우리 세계의 무기까지....]

오스만씨는 말을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 고민했지만,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이거라면 알고있네. 간달브의 표시일세. 전설의 사역마의 표시지.] [전설의 사역마의 표시?] [그렇지. 그 전설의 사역마는 그 어떤 '무기'를 사용해 낸다고 하지. '파괴의 지팡이'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일게야.]

사이토는 고개를 갸웃했다.

[....어째서 제가 그 전설의 사역마인가 뭔가에?] [모르네.]오스만씨는 딱 잘라 말했다. [알 수 없는 일뿐이네요.] [미안하구먼. 단지, 어쩌면 자네가 이쪽 세계로 와버린 일과, 그 간달브의 표시는 무언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네.] [하아.]

사이토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할아버지라면, 뭔가 유익한 것을 들을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기대가 빛나가버렸다.

[힘이 될 수 없어 미안하네. 단지, 이것만은 말해두지. 나는 자네의 편일세. 간달브여.]

오스만씨는 그렇게 말하고 사이토를 껴안았다.

[은인의 지팡이를 잘도 되찾아 주었다. 다시한번 감사를 표하지.] [아뇨.....] 사이토는 지친목소리로 대답했다. [자네가 어떤 사정으로 이쪽 세계로 왔는지, 내 나름대로 찾아볼 생각이네. 하지만....] [하지만, 뭡니까?] [아무것도 알 수 없어도, 원망하지는 말아주게나. 무얼. 이쪽 세계도 정들면 고향일세. 신붓감이라도 찾아주지.]

사이토는 다시한번 한숨을 쉬웠다. 되돌아갈 단서를 찾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간단히 손가락 틈새로 빠져나가버린 것이다.


알뷔즈의 식당의 윗층은 커다란 홀로 되어 있다. 무도회는 거기에서 치러지는 것이다. 사이토는 발코니에 기대어 화려한 무도회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안에서 치장한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호화스런 요리가 가득 쌓인 테이블 근처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이토는 밖에서 발코니까지 이어지는 계단에서 여기까지 올라와 남은 음식을 얻어와서 멍하니 안쪽을 구경하고 있었다. 무도회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기분이 들어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사이토의 옆자리에는 시에스타가 가져다준 고기요리의 접시와 와인병이 놓여져 있다. 사이토는 혼자 잔에 가득 따르고 마셔대고 있었다.

[너 아까부터 너무 마시는거 아니냐.]

발코니 패널에 세워진채 칼집에서 빠져나와있는 델프링거가 걱정된다는 듯이 말했다. 큐르케한테 받은 검은 어이없이 부러져버렸기 때문에 호신용으로 이쪽을 등에 메고 다니는 것이었다. 여전히 입이 시끄러운 검이었다. 하지만 뿌리는 쾌활하고 즐거운 녀석이어서 지금같은 기분일 때는 딱 어울리는 녀석이다.

[시끄러. 집에 돌아 갈지도, 라고 생각했는데 말야....., 지나친 생각이었나보다. 안마시고 견딜수 있냐.]

아까전까지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큐르케가 사이토의 옆에서 이것저것 말을 걸어주었지만, 파티가 시작하니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사이토는 할 수 없이 델프링거를 상대로 시름을 달래고 있었다. 홀 안에는 큐르케가 수많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웃고 있다. 큐르케는 사이토에게 나중에 함께 춤추자, 라고 말했었지만 저 상태로는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검은 파티드레스는 입은 타바사는 열심이 테이블 위의 요리들과 격투하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 파티를 만끽하고 있는것 같다. 홀의 화려안 문이 열리고 루이즈의 모습이 나타났다. 문옆에 서있던 호명위사가 루이즈의 도착을 알렸다.

[바리엘 공작가의 따님, 루이즈 프랑소와즈 르 브랑 드 라 바리엘 아가씨 납시오Sc2340 03:19, 18 March 2011 (EDT).]

사이토는 숨을 삼켰다. 루이즈는 긴 복숭아 색이 깃든 머리카락을 커다란 장식핀으로 고정하고 하얀 파티드레스를 입고 있다. 팔꿈치까지 하얀 장갑이 루이즈의 고귀함을 싫을 정도로 연출하고, 가슴부근이 트인 드레스가 작은 얼굴을 보석처럼 빛나게 하고 있었다. 주역이 모두 모인것을 확인한 악사들이 작고 흘러가는듯이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루이즈의 근처에는 루이즈의 모습과 미모에 놀란 남자들이 모여서 열렬하게 춤을 신청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로의 루이즈라고 부르면서 놀려댔던 노 마크의 여자아이의 미모를 눈치채고 남보다도 서둘러서 침을 발라두려는 속셈일 것이다. 홀에서는 귀족들이 우아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루이즈는 누구의 요청도 거절하고 발코니에서 쓸쓸하게 서성거리는 사이토를 알아채고 다가갔다. 루이즈는 술에 취한 사이토의 눈앞에 서서 허리에 손을 대고 고개를 기울였다.

[즐거운것 같네.] [별로.....]

사이토는 너무나 눈부신 루이즈에게서 눈을 돌렸다. 취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다. 얼굴이 빨개진 것을 들키지 않는다. 델프링거가 루이즈를 알아보고, [오오, 옷이 날개잖냐.]라고 말했다.

[시끄럽네.]

루이즈는 검을 노려보고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기울였다.

[넌, 춤은 안추는 거냐?]

사이토가 눈을 돌린채 말했다.

[상대가 없는걸.]

루이즈는 팔을 풀었다.

[잔뜩, 신청받지 않았냐.]

사이토가 말했다. 루이즈는 대답하지 않고 살짝 손을 내밀었다.

[하아?] [춤 춰줘도, 괜찮아.]

눈을 돌리고는, 루이즈는 조금 창피한 듯이 말했다. 갑작스런 루이즈의 말에 사이토는 당황했다. 갑자기 뭘 말하는 거야, 이녀석은, 같이 생각하면서 쑥쓰러워 어쩔 줄을 몰랐다.

[춤춰주세요, 가 아니냐.]

사이토도 눈을 돌렸다.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다. 루이즈가 한숨을 내쉬고는 먼저 숙였다.

[오늘 뿐이니깐 말야.]

루이즈는 드레스의 옷자락을 공손히 양손으로 들어올리고 무릎을 굽히고는 사이토에게 인사했다.

[저와 한곡 춤춰주시지 않겠나요, 젠틀맨.]

그렇게 말하고 얼굴을 붉히는 루이즈는 너무나 귀엽고, 아름답고, 청초했다. 사이토는 비틀거리며 루이즈의 손을 잡았다. 두사람은 나란히 홀에 향햤다.


[춤같은건 춰본적없어.]

사이토가 말하자, 루이즈가 [나에게 맞춰]라고 말하고 사이토의 손을 가볍게 쥐었다. 사이토는 눈동냥으로 흉내내면서 루이즈에게 맞추면서 춤을 추었다. 루이즈는 사이토의 어색한 춤에 불만을 말하지도 않고, 시원한 얼굴로 스텝을 밟고 있었다.

[저기, 사이토. 믿어줄게.] [뭘?] [....저기, 네가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거.]

루이즈는 경쾌하고 우아하게 스텝을 밟아가면서 중얼거렸다.

[뭐야. 안믿고 있었던거야?] [지금까지, 반신반의였지만..... 하지만, 그 '파괴의 지팡이'....... 너희 세계의 무기인거지. 그런걸 본다면, 믿을 수 밖에 없잖아.]

그리고 루이즈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저기, 돌아가고 싶어?] [아아.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어떻하면 돌아갈 수 있는지 감도 안잡히니깐 말야. 뭐, 얼마간은 참을 수 밖에.]

그렇네....., 라고 중얼고리고 루이즈는 얼마간 아무말없이 춤추기 시작했다. 그리고서 루이즈는 얼굴을 조금 붉히고는 사이토의 얼굴에서 눈으 돌렸다. 그리고, 각오한듯이 입을 열었다.

[고마워.]

루이즈에게 감사인사같은걸 들었기때문에, 사이토는 깜짝 놀랐다. 자신에게 춤을 신청한 것도 그렇고, 이녀석, 오늘은 어떻게 됐어.

[그....., 후케의 골렘에게, 밟힐 뻔했을 때, 구해주었잖아.]

루이즈는 무언가 얼버무리는 듯이 중얼거렸다. 악사들이 템포가 좋은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사이토는 조금씩, 즐거워졌다. 언젠가 저쪽으로 절대로 돌아갈 것이지만..... 지금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오늘의 루이즈는 귀엽다. 그것만으로 지금은 충분한 기분이 들었다.

[신경쓰지마. 당연하잖아.] [어째서?] [나는 너의 사역마잖아.]

사이토는 그렇게 말하고 루이즈에게 미소지었다.


그런 모습을 발코니에서 구경하던 델프링거가 살짝 중얼거렸다.

[놀랐는데.]

두개의 달이 홀에 달빛을 보내 촛대의 불빛과 함께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파트너! 대단한 물건이구만!]

춤을 추는 파트너와 그 주인을 바라보면서 델프링거는 놀랐는데! 라고 계속 중얼거렸다.

[주인의 춤 상대를 맡는 사역마같은거 처음으로 봤다고!]